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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진보인사, ‘국보법 폐지’ 주문
2004-09-23

이부영 의장, 스크린쿼터 유지 요구에 '진땀'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22일 임원식영화감독협회 이사장과 영화배우 문소리씨 등 진보적 성향의 영화계 인사들과 만나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임이사장 등은 이의장에게 표현

의 자유를 넓힐 수 있도록 국보법을 조속히 폐지해줄 것을 주문했다고 우리당 관계

자들은 전했다. 특히 이의장이 "국보법 폐지 후 대체입법 또는 형법보완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이라고 한데 대해 "그물을 쳐놓고 물고기를 빠져나가라고 하면 다 걸린다"(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대체입법으로 이름만 바꾸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정지영 감독)이라며 국보법의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국보법은 혹독한 마음속의 검열 기관이다. 정신적으로 마음의 자물쇠를 채워놓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국보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이의장은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광화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공기를 흔드는 것' 등을 걱정한다"며 "이들의 목소리도 신중히 듣고 있다"고 밝혔으나,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는 "의장님의 걱정은 이해하나 (폐지 반대론자들의) 걱정은 '레드 콤플렉스'일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민용 감독은 "사회의식이 높아져야 경제가 살아나므로 경제회복을 위해서라도 국보법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스크린쿼터연대 양기환 사무처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평가하는 좌표로 국보법이 엄존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영화인은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움직임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여당이 스크린쿼터 유지에 앞장서줄 것을 촉구했다. 양처장은 "우리가 뽑은 정권과 대립 양상을 보여 사면초가에 빠졌다"면서 "스크린쿼터의 현행 유지를 천명해달라"고 부탁했고, 이 감독도 "스크린쿼터 문제는 (정부.여당이)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의장은 "여당으로서 정부와 관계 때문에 난감하다. 공산품 수출과 스크린쿼터, 농수산물 개방이 연동돼있다"면서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처럼 고통스런 일"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양처장도 "스크린쿼터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의 압력으로 참여정부가 공약을 바꾼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맞섰고, 결국 이의장은 "협상당국 관계자들에게 날짜를 최대한 (스크린쿼터를) 지켜내 날짜 하루라도 더 확보하라고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의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농해수위 소속 우리당 의원들과 함께 양재동의 한 대형할인점에서 열린 '우리 농산물 추석장보기 행사'에 참석, 시민들을 상대로 국산 농산물을 많이 소비해줄 것을 홍보하고 추석 민심도 함께 점검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