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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 병역 비리 파문 후 처음 입 열어

"연기 못하게 될까봐 유혹 넘어가 죄송, 모든 군대문제는 국가의 뜻에 따를 것"

병역 비리 파문에 연루된 송승헌이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송승헌은 16일 호주 시드니에서 자필로 쓴 편지 형식을 빌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리 면제 사실을 인정하며, "팬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는 뜻을 밝혔다. 병역 비리와 관련된 연예인이 공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송씨가 처음으로, 그의 소속사(GM기획)가 이를 이날 연합뉴스에 보내왔다. 송승헌은 50여 줄이 넘는 긴 글을 통해 잘못된 방법으로 병역 면제를 받을 당시의 심정과 파문이 일어난 후의 심경, 호주 시드니에 머물고 있는 이유 등을 자세히 적었다. 그는 군 입대 문제에 관해 "국가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드라마 출연 여부에 대해서는 "뮤직 비디오 촬영이 드라마 출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저는 송승헌입니다"라고 시작한 편지는 "지금 호주 시드니에서 드라마 <슬픈 연가>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촬영은 하고 있지만 팬들에 대한 송구스러운 마음,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서 보통 촬영 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입니다"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신 팬 여러분, 그리고 방송 관계자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공인의 신분으로,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충격을 주었습니다"고 용서를 구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한 저는 신체검사를 받을 당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연기자란 직업에 대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 가야 되는 군입대 문제와 부닥치게 됐습니다. 군입대를 하게 되면 2년 넘게 활동을 중단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영원히 연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면서 그만 하나님과 내 양심을 속이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였습니다"라며 군 면제를 받으려 했던 당시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호주 시드니에서 촬영중인 것에 대해서는 "12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이미 촬영 준비 완료가 된 상태에서 내 문제로 권상우, 김희선 등 동료 배우와 제작사, 촬영 스태프들의 일정을 망칠 수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송승헌은 서면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까닭과 관련해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사정을 접할 때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고, 또 스스로 드라마 출연을 고집하기 위해 호주에 남아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괴롭고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드라마 출연에 욕심이 없습니다"고 언급하며 "다만 마음이 아픈 것은 저 한사람으로 인해 드라마를 망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이 또한 제작사와 유철용 감독님, 출연 배우들에게도 너무 죄송할 따름입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송승헌은 20일 귀국할 예정으로, 아직까지 귀국 후 경찰에 자진출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편지를 통해 자신의 비리 사실에 대해 인정한 셈이다.

제작사인 포이보스의 김광수 대표는 "10월 7일 국내외 언론사를 상대로 대규모 시사회를 열 계획이었기에 뮤직비디오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드라마 <가을동화>, <여름향기> 등이 방영되며 송승헌이 아시아권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송승헌이 주연배우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아시아권 국가와 드라마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그를 제외하기가 쉽지 않다"고 곤혹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송승헌이 보내 온 편지 전문

“저는 송승헌입니다.”

저는 송승헌입니다.저는 지금 호주 시드니에서 드라마 <슬픈 연가>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촬영은 하고 있지만 팬들에 대한 송구스러운 마음,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서 보통 촬영 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입니다.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신 팬 여러분, 그리고 방송 관계자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공인의 신분으로,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한 저는 신체검사를 받을 당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연기자란 직업에 대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 남자라면 다 가야 되는 군입대 문제와 부닥치게 됐습니다.

군 입대를 하게 되면 2년 넘게 활동을 중단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영원히 연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면서 그만 하나님과 내 양심을 속이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너무 어리석은 판단이었고, 씻지 못할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가슴 깊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저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제가 이렇게 호주에서 이런 글을 통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도 의아하게 받아들이실 줄 압니다. 저는 9월 8일 호주에 도착해 그날 오후 한국에서 이번 사건에 제가 연루돼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한국으로 돌아가 모든 사실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출연하는 권상우씨, 중국에서 영화 촬영을 하다 뮤직비디오 촬영 때문에 호주로 온 김희선씨, 며칠 전에 현장에 도착해 모든 준비를 완료한 차은택 감독님 등, 저 하나 때문에 이 모든 일을 망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분들과의 약속만은 지키고 싶었습니다. 호주 헌팅, 스턴트 맨 동원, 촬영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었습니다. 저 하나로 인해 이미 12억원이 넘게 들어간 촬영을 무산시킬 수 없었습니다.

저는 호주에서의 촬영이 곧 본 드라마 출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100여 명이 넘는 이곳의 스태프들이 밤잠을 설치며 준비한 촬영인데, 이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호주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사정을 접할 때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고, 또 스스로 드라마 출연을 고집하기 위해 호주에 남아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서면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습니다.

저는 드라마 출연에 욕심이 없습니다. 다만 마음이 아픈 것은 저 한사람으로 인해 드라마를 망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이 또한 제작사와 유철용 감독님, 출연 배우들에게도 너무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는 또 앞으로 모든 군대 문제는 국가의 뜻에 따를 것이며, 이를 계기로 더 성숙하고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공인이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팬 여러분께 충격을 준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004년 9월 16일 호주 시드니에서 송승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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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