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김기덕 감독의 귀국 기내 직격 인터뷰
2004-09-14

"두 번째 수상인데도 많이 떨리던데요"

"예전과 다름없이 하고 싶은 얘기를 영화로 표현하겠습니다" 제6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올해에만 두차례나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이탈리아 출국 전에 시상식의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해 초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할 때와 마찬가지로 "상을 받아 기분이 너무 좋지만 전과 다름없는 자세로 계속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 비행기 내에서도 수상 감회를 기분좋게 회고했다. 김 감독은 본상 수상 전에 받은 비평가협회상이나 미래비평가상 등으로 받은 사자상을 언급하며 "새끼사자 세 마리에게 엄마가 생겨 보기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빈 집>은 영화제 중반에 깜짝상영작(Film Sorpresa)으로 상영된 후 언론과 관객 모두에게서 호평을 받았다. 현지 일간지와 소식지 그리고 관객 투표에서까지 유력한 황금사자상 수상 후보로 꼽혔다. 김감독은 "현지 평가가 워낙 좋아 수상을 예상했지만 어떤 상인지는 알지 못했다"면서 "상 이전에 영화제에 참가하고 관객들과 만나는 것이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시상식장에서 영화 장면을 흉내내거나 수상자 기자회견에서 은사자상을 가지고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장난끼 있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두번째 수상인지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오히려 너무 떨렸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여유가 있어 보였을지 몰라도 많이 떨렸어요. 거장 감독님과 같이 시상식장에 가서 어떻게 혼자 상을 타나, 또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결국 시상식 직전에 호명되면 인사를 드리고 악수를 청하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김감독은 시상식에서 "가족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가족 이야기를 꺼낸 것은 흔치 않은 일. 다음 영화제에서는 "부인과 동행해도 좋겠다"는 말에 그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후반작업 할때 독일에서 집사람과 한달 동안 같이 지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나도 가족이 있다는 것을 왜 다들 모르는지 모르겠어요. 다들 상받을 때 가족얘기를 하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원래 가족 얘기를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시상식에는 저도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봤습니다." 시상식을 끝마친 후 김감독의 주위에는 심사위원들을 비롯해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 영화인이 축하의 악수를 청했다. 심사위원이었던 스파이크 리와 심사위원대상 수상자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아웃 오브 시>)도 이들 중 한 명. 특히 스파이크 리 감독은 <빈 집>을 "강하고 진지한 영화"라고 칭찬하며 미국에서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감독은 스파이크 리 감독의 리메이크 의향에 대해 "김기덕 필름과 일본 투자사인 해피넷이 함께 해외 판권을 가지고 있으니 귀국 후 긍정적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으며 기자회견 직전에 만난 알레한드로 감독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재미있고 영리한 친구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빈 집>은 다음달 중순께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베네치아/영종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