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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내 지하에 웬 비밀 영화관
2004-09-10

미로로 뒤얽힌 파리의 땅 밑에서 최근 비밀 영화관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칭 '땅 밑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조직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지하 영화관은 지난달 파리 서남쪽 16구 트로카데로의 지하에서 훈련중이던 경찰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이는 파리 시내 유일한 교도소인 남쪽 14구의 상테 교도소 지하에서 땅굴 3개가 적발된 지 며칠만에 일어난 일이어서 주목된다.

극장은 옛날 채석장이었던 지하 공간에 설치됐고 전선을 통해 지상으로부터 전기를 끌어다 쓴 것으로 밝혀졌으며 현장에는 위스키 병과 1950~60년대 필름 더미가 있었다. 현장에서는 외부인을 놀라게 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개 짖는 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도 발견됐다. 또 지붕에서 나치 표장 두개가 발견되긴 했지만 켈트 십자가와 유대인의 수호 부적으로 사용되는 다비드의 별도 그려져 있는 점으로 미뤄 사용 조직이 극단주의자들은 아니라고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 극장이 범죄자 도피용인지 아니면 지하 세계를 탐험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파리의 지하세계 발견하기'란 책을 낸 파트릭 알크는 RTL 라디오와 회견에서 "극장 배후 조직은 '구멍 뚫는 멕시코인'이란 조직인데 이들은 여름철에 영화 몇 편을 상영한 적이 있다. 지하 회랑들에는 10여개의 다른 극장이 있다"며 이번 발견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파리 지하에는 250㎞에 이르는 미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비밀 극장 설치 같은 점유 행위는 1955년 이래 법으로 금지됐고 1990년대에는 지하를 단속하는 특수 경찰대가 창설되기도 했다.(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