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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내게 오스카상은 부시 낙선”
2004-09-07

<화씨 9/11>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도전

작심한 듯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저지 메시지를 담아 파란을 일으켰던 할리우드의 '별종' 마이클 무어 감독이 다큐영화 <화씨 9/11>로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작품상에 도전할 것을 선언했다. 무어 감독은 7일 그가 제작한 화제작 <화씨 9/11>을 아카데미상 시행체인 미 영화과학아카데미(AMPAS)에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으로 출품하지 않고 대신 더 큰상인 최우수작품상을 노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가(家)와 알-카에다 테러집단을 거느린 사우디 아라비아의 오사마 빈 라덴 가문이 오랜 교분이 있었으며 대테러전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또 썩어 빠졌다며 혹독한 비판을 가했던 독설가다운 발상. 무어 감독은 다큐멘터리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독보적 우위를 확보했으나 경쟁이 수월한 쪽을 버리고 아예 멜 깁슨 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 올해 최고의 화제작들과 정면 승부를 선택한 셈이다.

<화씨 9/11>은 민주당원들로부터는 박수갈채를 받았으나 부시 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가 됐다. 지난 2일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각 주 대의원들은 무어 감독이 전당대회장에 나타나자 일제히 야유를 보내는 등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어 감독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내게 있어 진정한 오스카상은 오는 11월2일 부시의 낙선"이라고 말해 여전히 부시의 낙선이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6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제작한 영화 <화씨 9/11>은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될 결과를 우려, 월트 디즈니 그룹이 계열사인 미라맥스 영화사의 배급을 금지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미국 내에서만 1억1천73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다큐영화도 '대박'을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