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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필름 “소속사 배우 캐스팅이 더 어렵다!” 볼멘소리
2004-09-03

9월 3일 현재 2전 1승 1패. 앞으로 네작품이 대기중이다. 앞선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들 차기작의 성적에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나 오래 가나 보자'와 '제발 성공해다오'의 두 시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이필름 얘기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와 <얼굴없는 미녀>를 만든 아이필름은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의 자회사다. 싸이더스HQ에는 전지현을 비롯해 정우성, 차태현, 김혜수, 전도연, 이미연, 최지우, 장혁 등 쟁쟁한 스타들이 줄지어 포진해 있다. 그런 회사에서 영화사를 차렸으니 외부에서는 캐스팅이 너무도 쉬울 것같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스타를 데리고 영화를 만드니 흥행도 떼놓은 당상일 듯하다. 그러나 아이필름 관계자들은 "무슨 소리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이필름의 김상영 이사는 "매니지먼트사라고 영화 캐스팅이 쉬울줄 알지만, 우리 배우들 캐스팅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영화계에서 우리를 보는 시선이 너무 안 좋아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니지먼트사가 캐스팅을 독점한다고 하는데, 배우들이 바보냐"면서 "다른 영화사의 좋은 작품을 배우에게 설득하는 것이 편하지, 우리 영화를 갖고 세번 네번 권유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필름은 차기작 가운데 한 편을 놓고 이미 내부 캐스팅에서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다.

이러한 광경을 놓고 영화계에서는 '얼마나 오래 가나 보자'는 쪽과 '제발 성공해다오'라는 쪽이 평행선을 이루고 있다. 전자는 정통 영화제작사들이고, 후자는 아이필름을 쫓아 제작에 뛰어든 매니지먼트사들(혹은 배우들)이다. 아이필름의 창립작인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전국 240만명을 모았다. 이 정도면 대단히 좋은 성적. 그러나 이 영화는 실패다. 주인공이 전지현이었기 때문. 모두가 그토록 함께 작업하고 싶어하는 전지현을 데리고 찍은 영화로서는 결과가 약했다는 이야기. 게다가 개봉과 동시에 간접광고 시비 등 온갖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나마 240만명이나 봤기에 얼굴은 세웠지만 전지현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숨어서 울어야 했다.

김이사는 "창립작이라 모두가 의욕이 앞섰던 것같다. 좀더 차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면서 "또 전지현의 이름값이 워낙 컸다. 2-3대 맞고 끝낼 수 있는 것을 30대는 맞은 것같다"며 아쉬워했다. 와중에 일부에서는 "그래도 흥행은 했지 않냐. 매니지먼트사에서 영화 만드는 목적이 바로 그것 아니냐"며 이 영화가 제몫은 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두번째 영화 <얼굴 없는 미녀>는 흥행에서도 실패했다. 20년간 섹시스타, 건강 미인으로 통했던 김혜수를 드디어 '벗기는 데' 성공했음에도 말이다. 전국 53만명 정도 봤다. 이에 대해 아이필름은 "생각보다 제작비가 많이 들었고, 배급에서 힘을 얻지 못했다. 스크린 수만 많았어도 100만명은 봤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덧붙여 "어차피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이 목표였다. 그나마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전작에 비해서는 괜찮지 않느냐"고 자위했다.

아이필름은 <얼굴없는 미녀>에 자체 투자를 한 까닭에 많은 손해까지 떠안았다. 앞으로 심판대에 오를 영화는 추석 개봉 대기중인 김선아 주연의 <S 다이어리>와 막판 캐스팅중인 <무기여 잘 있거라>. 이어 박광수 감독과 곽재용 감독이 각각 최루성 휴먼 드라마와 멜로물을 준비중이다.

매니지먼트사들이 영화제작에 뛰어드는 것은 매니지먼트만으로는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러하다. 또한 어찌됐든 스타 파워가 영화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현실인만큼, '그렇다면 아예 제작지분까지 가져가자'는 생각인 것. 그러나 선발주자 아이필름에서 "캐스팅이 어렵다" "흥행에 실패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