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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 반응, 정말 궁금하다”
2004-09-02

<태극기 휘날리며> 미국 개봉 앞둔 강제규 감독 미국 현지 인터뷰

"전쟁의 본질에 충실하게 접근하면서도 휴먼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보는데 미영화시장의 반응이 기대됩니다." 한국 영화사상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상영관 개봉을 이틀 앞둔 강제규 감독은 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시애틀, 호놀룰루 등 30여 곳에서 이틀 뒤부터 미영화 팬들에게 선을 보이는데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보통 2천500-3천여개 스크린에서 와이드 개봉하는 것과 비교할 때 초라하지만 이제껏 미국에 진출한 국산 영화로서는 가장 폭넓은 규모.

다음은 강 감독과 일문일답 요지.

<태극기 휘날리며>의 미 상영관 개봉에 대한 감회는?

<쉬리>(1999)가 국내 흥행에 성공한 뒤 2001년 미국 진출을 계획했으나 9/11테러라는 변수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했다. 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 탓이기도 했다. 이번 <태극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사회 이후 반응도 좋았던 걸로 알고 있다.

국내 상영분은 145분이었는데 5분 가량 잘려 편집됐다.

처음 들었다. 아마 심의문제인 것 같은데... 확인해 봐야겠지만 전쟁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잔혹한 장면 일부가 걸러진 것 아닐까.

지난 주 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중국 장예모 감독의 <영웅>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2년 전 작품인데도 흥행에 성공했다. 태극기가 일본에서 상영됐지만 <영웅>을 따라잡지 못했는데.

영화가 부족했는지, 노력이 부족했는지 <영웅>을 깨지 못했다. 그렇지만 장예모 감독의 1위를 축하한다. 아시아 영화의 약진에 계기가 됐고... 과거 <와호장룡>도, <영웅>도 계속 미 배급을 망설였었다.

태극기...'에 ''전쟁의 형제애(The Brotherhood of War)'라는 부제를 붙인 까닭은?

영화 제목은 나라마다 달라진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발음하기도 힘들고 조금 더 내용의 핵심을 설명하기 위해 '형제애'를 넣었다. 내가 전달하려는 것은 전쟁의 비참함과 폭력성 속에 존재하는 가족, 형제의 소중함이다. 전쟁에 대한 역사적 인식보다는 삶의 소중함에 초점을 맞췄다.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우선, 돈 문제였다. 예산확보가 잘 안됐다. 그 다음은 날씨였다. 아시다시피 99%가 로케이션이었다. 마지막은 사고에 대한 끊임없는 긴장이었다. 위험한 장면이 많았던 탓에 하루에 3명씩 부상자가 발생해 늘 불안했다.

등급은?

(대략 고교생 관람가 수준인) R등급이 될 것 같다. (애들이 볼 수는 있지만 부모의 적절한 설명이 필요한 등급) PG는 좀 어려울 것 같고.

정치적 색채가 배제된 휴먼드라마인데 이라크 전쟁 반대, 공화당 전당대회 등 시점이 미묘하다.

우리가 겪은 한국전쟁, 모든 전쟁이 그렇겠지만 많은 가슴앓이가 있었다. 모든 이들이 전쟁이라는 환경 자체에서 고통을 받는다. 나는 전쟁의 본질에 충실하려 했다. 영화 속 병사들은 빨리 전쟁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길 꿈꾼다. 미국 관객들에게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될 수 있지만 5만5천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

<쉬리>도 그랬고 <태극기...>도 북한이 직접적으로 관계가 돼있다. 다음 작품에도 북한이 등장하나.

우연이었다. 나는 영화를 하는 사람이다. <쉬리> 때도 특별한 생각보다 첩보물을 하고 싶었고 자연스레 분단, 남북관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나리오를 쓰고 그 안에 들어 가 보니 분단구조, 현실이 눈에 보였을 뿐이다. 분단 이데올로기나 전쟁에 특별한 관심이 있지는 않다.

다음 작품은?

몇 개가 있다. 곧 설정하겠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