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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안방극장 “굿바이 신데렐라”

신데렐라 드라마 모두 종영 한층 현실적인 딜레마로 이동

<파리의 연인>

가을바람에 10년만의 더운 여름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던 신데렐라 열풍도 함께 사그러드는 모양새다. 초가을 방송가에 모처럼 신데렐라 스토리가 사라진 드라마 정국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 여름 안방극장을 달궜던 신데렐라 판타지물들은 하나 둘 무대 뒤로 퇴장하고 있다. 시청률 50%를 넘기며 ‘한기주 신드롬’을 불렀던 에스비에스 <파리의 연인>은 판타지와 현실 사이를 오간 이례적 엔딩신의 논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기조로 하면서도 ‘꽝태자’란 비판 속에 판타지를 심는데는 실패했던 문화방송 <황태자의 첫사랑>도 타히티 바다 너머 노을지듯 물러갔다. 신데렐라 스토리의 구도와 주인공 송혜교의 톡톡 튀는 캐릭터가 적당한 긴장을 빚으며 오히려 극적 흥미를 돋군 한국방송 <풀하우스>도 2일 종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데렐라가 사라진 자리엔 한층 현실적인 딜레마를 다룬 좀 더 심각한 드라마가 들어서고 있다. <황태자의 첫사랑> 후속작 <아일랜드>는 혈연과 기억의 감옥에 갇힌 아픈 현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주연 이나영은 “신데렐라 스토리엔 흥미가 없다”고 했고, 작가 인정옥은 “저는 (신데렐라식) 국민드라마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풀하우스>

<풀하우스> 후속작 <두번째 프로포즈>는 이혼한 30대 여성의 신나는 홀로서기 성공담을 다룬다. <앞집여자>의 박은령 작가가 극본을 맡았고, 오연수가 주역이다. 애초 ‘열혈아줌마 성공기’, ‘우리 마누라’ 등의 현실감 넘치는 제목이 고려되기도 했을 정도로, 신데렐라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파리의 연인> 후속작 <매직>도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니다. 여기서 ‘사랑’을 통한 신분상승 욕망의 주체는 남자 주인공(강동원)이다.

그러나 신데렐라 판타지의 퇴조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고단한 욕구불만의 현실이 지속되는 한 이를 벗어나 판타지의 대리만족에 기대려는 대중적 갈망 또한 사라지지 않고 잠복할 것이며, 그런 대중적 감성대를 건드려 흥행신화를 이루려는 제작자의 시도 또한 계속될 터이기 때문이다. 당장 10월 초 첫 방영 예정인 에스비에스 새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분위기를 띄고 있다. 고아 출신의 성공한 호텔경영자(고수)와 쌍둥이 자매의 삼각관계를 다룬다. 다만 지금 분명한 건, 대중문화의 영원한 아이콘 신데렐라가 9월 한달여 잠시나마 안방극장에 이별을 고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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