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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일본 개봉 한국영화의 흥행 성적표
2004-08-25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는 낙제, <스캔들…>은 우등

"<실미도>는 일본 열도 상륙에 실패했고, <태극기>도 일본 하늘에 휘날리지 못했다." 지난 6월 잇따라 일본에서 개봉한 대작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애초의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스타들에 대한 일본 팬들의 환호와 현지에서의 TV 드라마 성공이 영화 흥행의 '대박'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관례상 일본 영화사들이 개봉 영화의 관객 수나 흥행 수입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 현지의 영화 기자 등에 따르면 <실미도>는 대략 50만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하며 6억~7억엔(약 68억원) 정도의 흥행 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투자사 쇼박스가 밝힌 <태극기 휘날리며>의 일본 흥행 성적은 10억엔(약 104억원) 남짓. 아직도 소수 극장에서 상영중인데 최종 관객 수는 85만명에서 9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태극기…> 320개, <실미도> 250개 등 한국 영화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스크린에서 개봉하고 출연배우들의 일본 방문과 높은 P&A(프린트·광고) 비용 등으로 홍보에도 열을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4년전 <쉬리>가 세웠던 기록에도 한참 못미치는 결과며 <공동경비구역 JSA>에도 다소 처지는 성적이다. 두 영화의 일본 개봉 성적은 각각 130만명과 100만명이었다.

현지 흥행의 실패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강세를 꼽고 있다. <스파이더맨2>, <투모로우>,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은 두 편의 한국산 대작이 선보이던 6월과 7월 번갈아가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점령'했다. 전쟁 영화가 갖는 흥행에서의 약점이나 한국의 역사가 일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있다.

쇼박스 해외배급팀의 최종환 대리는 "<태극기…>의 타깃이 일본의 주관객층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데다 관객이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르는 까닭에 난해하게 느꼈을 수도 있고 일본에서 전쟁영화가 그다지 인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장동건 같은 새로운 스타 배우를 알리는 계기가 됐으며 일단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도 열광적이었기 때문에 한국 영화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는 소득이 있었다"고 긍정적인 면을 설명하기도 했다.

떠들썩하게 개봉한 <태극기…>와 <실미도>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가운데 5월 개봉해 현재까지 상영되고 있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가장 내실있는 성적을 거뒀다. 다른 한국 영화들에 비해 절반 이상 적은 118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스캔들…>은 지난 6일 집계를 기준으로 62만2천302명, 7억9천435만940엔(약 83억5천만원)의 성적을 거둬 흥행 수입 8억엔은 이미 무난히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용준이 주인공을 맡은 TV 드라마 <겨울연가>의 히트가 힘이 되기도 했지만 상영기간 내내 관객 감소율이 20% 내외에 그칠 정도로 작품에 대한 호평이 오래 지속된 덕"이라는 게 국내 투자사 CJ측의 설명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