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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의 대학 졸업작품이 여기에, <씨네마16: 유럽 단편>
조성효 2004-08-20

<씨네마16: 유럽 단편> Cinema16: European Short Films

1957∼2003년

감독 장 뤽 고다르 외 15인

상영시간 210분

화면포맷 풀스크린, 2.35:1 비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영어 외

자막 영어, 프랑스어

출시사 cinema16(영국)

1년 전 발매된 <씨네마16: 영국 단편>(cinema 16: British Short Films)은 알아듣기 힘든 발음에 영어자막도 지원하지 않아 추천하기 곤란했지만 <씨네마16: 유럽 단편>은 상황이 다르다(두개의 영국 단편을 제외하곤 모두 영어자막이 지원된다). <토크>에서 루카스 무디슨은 <릴리아 포에버>에서 보여준 젊은 여인 감금 사건의 시발을 보여준다. 부천영화제서도 소개된 바 있는 피르길 비트리히의 <복사가게>는 <매트릭스3 레볼루션>에서 무한복제를 거듭하던 스미스 요원의 아이디어가 이 작품에서 ‘복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끔 만든다. 이젠 <안달루시안의 개>만큼이나 중요한 영화 중 한편으로 평가받고 있는 로이 앤더슨의 <이층에서 들리는 노래>를 인상 깊게 봤다면 <영광의 시대>도 놓쳐선 안 되겠다(프랑스 발매 DVD에 부록으로 수록되었으나 프랑스어 자막만 지원되어 내용 파악이 힘들었다). 지난주 SICAF에서 상영했고 지난해 칸영화제 단편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후안 솔라나스의 <머리없는 남자>도 포함되었다(이 영화를 사랑한다면 5.1채널 지원에 76분 분량의 메이킹 다큐가 포함된 프랑스 발매 DVD도 추천한다). 라스 폰 트리에의 대학 졸업작인 <녹턴>은 그가 애초 관심을 가졌던 것이 테크닉이었음을 알려준다. 데뷔작과 가장 많은 연관성을 가진 단편 감독은 톰 티크베어다. 2가지 결말로 구성된 <에필로그>는 3가지 결말을 가진 <롤라 런>의 구성과 완전히 일치한다.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퍼펫애니 <자바워키> 및 국내 출시 DVD를 통해서도 볼 수 있는 고다르와 얀 쿠넹의 단편들도 수록되었다. 16편의 짧지만 굵은 작품들이 단편이란 장편으로 가기 위한 소품이 아니라 장편을 능가하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조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