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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장가] 액션, 호러, 첩보, 가족 등 개봉작 진수성찬
고일권 2004-08-20

주말에 뭐볼까? 여름이 막바지로 치닫는 이번 주말, 그동안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던 화제작들이 대거 개봉한다. <스파이더맨2>, <해리포터3>, <아이, 로봇> 등 한편에 쏠릴만한 초대형 블록버스터는 없지만 장르도 다채롭고 규모도 중간급 이상이 대부분이다. 이번 주말에 새로 개봉(한)하는 작품은 모두 7편. 소규모로 개봉하는 기타노 다케시의 초기작 과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팻 걸>을 제외하면 배급규모도 일정하고 저마다 특색을 지닌 5편이 한꺼번에 극장에 걸린다.

아이들과 함께 방학이 가기전 극장 나들이를 한다면 단연 <가필드>가 선택 1순위. 게으르고 심술궂은데다 거만함까지 뚝뚝 떨어지지만 뚱보 고양이 가필드의 '원맨쇼'는 결코 밉살스럽지 않다. TV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속의 '가필드'는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어 더빙판은 인기 개그맨 김용만이 가필드 역을 맡아 아이들도 친숙하게 볼 수 있다.

지옥에서 온 악마소년, 헬보이의 반영웅적 행로를 담은 <헬보이>는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독특한 블록버스터다. 다른 영웅들이 지구를 지키느라 정신이 없을때, 스스로 뿔을 자르고 지옥에서 돌아나온 헬보이는 영웅이기를 포기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무던히도 고뇌한다. 그렇다고 철학적인 블록버스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악당들을 물리치는 스피디한 액션신은 여름용 오락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맷 데이먼을 액션스타로 확실하게 만들어준 <본 아이덴티티> 속편 <본 슈프리머시>도 첩보영화 팬들을 손짓한다. 007류의 매끈한 요원이 최첨단 장비를 뽐내던 기존 첩보물과 달리 <본 슈프리머시>는 주인공 본의 '정체성 찾기'에 날것 그대로의 거친 액션을 결합시켜 남성적인 시원시원한 화면을 선사한다.

감우성 주연의 <알 포인트>와 아시아 3개국 옴니버스 <쓰리, 몬스터>는 마지막으로 승차한 한국산 공포물들. <알 포인트>는 베트남 전쟁의 막바지에 '로미오 포인트'라는 작전지역에서 죽은 것으로 알고 있던 소대원들의 무전이 걸려오자 수색작업에 나서는 최태인 중위(감우성)와 여덟명의 소대원이 겪는 극한의 공포를 다루고 있다. 전쟁과 호러의 행복한 만남을 시도한 <알 포인트>는 공포영화 장르에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찬욱과 프루트 챈, 미이케 다카시가 만든 3개국 호러 파티 <쓰리, 몬스터>도 매니아층이라면 쉽게 눈돌리기 힘든 작품. 증오, 질투, 탐욕의 세가지 화두로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지닌 아시아의 거장 감독들이 의기투합했다.

극장가에 만만치 않은 다섯 작품이 한꺼번에 나왔지만 기존 상영작들을 확실히 제압하기는 힘들듯하다. 예매율을 통해 본 관객반응에서는 아직도 전주 1위의 <바람의 파이터>와 <시실리 2km>도 인기가 있다. 씨네21 영화예매에서는 <가필드>가 22.3%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바람의 파이터>도 21.7%의 근소한 수치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본 슈프리머시>와 <알 포인트>는 10%대의 예매율로 3, 4위, <시실리 2km>는 10%가 조금 안되는 수치로 5위를 기록중이다.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헬보이>는 5위 안에 들지 못했고 잔혹장면이 지나치게 부각된 것이 역효과를 일으켰는지 <쓰리, 몬스터>의 예매율도 시원찮다.

신작들의 대공세 속에서도 <바람의 파이터>가 2주연속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 다음주 박스오피스 결과가 궁금해지는 대목이지만 흥행결과를 떠나 입맛따라 골라보기엔 이번주만큼 가지수가 풍성한 밥상도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