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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에스 <파리의 연인> 작가 김은숙·강은정씨

“박신양씨 대본 충실한 배우는 아니죠”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작가 김은숙(32·사진 왼쪽) 강은정(30)씨. 같은 집에 살며 드라마를 함께 집필하고 같은 휴대폰까지 사용할 정도로 ‘붙어 사는’ 두 작가는 대학 졸업 뒤 직장생활을 하다 문학을 하겠다며 1997년 나란히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다음해 나란히 문창과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을 맡게 된 이들은 곧 단짝이 됐다. 졸업 후에는 함께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지난해 에스비에스 <태양의 남쪽>을 쓰며 드라마 작가로 공식 데뷔했다. 두 작가는 당시 죽어 있던 시간대에 <태양의 남쪽>으로 2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이번에 <파리의 연인>으로 더 큰 성공을 거뒀다.

결국 인기 드라마를 썼지만 쉽지는 않았다. 글쓰기는 물론이거니와 연기자나 제작진과의 관계도 만만찮은 일이었다. 드라마 결론을 강요하는 시청자들의 협박전화도 많이 받았다. 두 작가는 16일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에서 열린 <파리의 연인>의 ‘쫑파티’에서 박신양에 대한 불만을 슬쩍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김 작가는 “박신양씨는 대본에 대해서는 충실한 배우가 아니에요. 본인 것을 많이 만들려고 하고, 가끔 그게 밸런스를 깨뜨릴 때도 있어요”라고 기자들에게 털어놨다. 박신양이 드라마 성공의 큰 구실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사사건건 드라마 전개와 설정에 간여하며 ‘작가의 고유영역’에까지 침범했던 것이 작가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

논란을 일으키며 중징계까지 받은 간접광고 문제도 작가를 힘들게 했다. 협찬사가 대본에 적잖은 간여를 하기 때문. 실제로 두 작가는 처음 한기주를 타이어회사나 건설회사 사장으로 정하려다 협찬사 결정 과정에서 자동차회사 사장으로 썼고, 자동차 리콜 문제나 인수합병을 다룬 설정 등은 협찬사가 반대해 없어졌다. 한기혜가 재벌가 외동딸답지 않게 작은 옷가게 주인으로 설정된 것도 다 협찬 문제 때문이었다.

순수문학을 언젠간 돌아가야 할 고향처럼 생각한다는 두 작가는 앞으로 〈다모〉 같은 퓨전 사극을 써보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드라마가 끝나는 날까지 온갖 전화에 시달렸던 두 작가는 이제 뜨거웠던 휴대폰을 꺼놓은 채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