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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 외화 전문배급사 ‘Cine, 休’ 출범
2004-08-18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비(非) 할리우드 수입외화가 관객과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사장돼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이제는 줄어들 수 있을까. 우리나라 극장가의 풍경을 보면 멀티플렉스 극장이든 단관 극장이든 상업용 장르 영화만 판을 치고 있다. 배급사, 제작사, 수입사, 극장업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이른바 '돈이 될 만한' 흥행성 위주의 영화만 만들고 수입하고 배급하고 상영하다보니 빚어진 현상. 이로 인해 완성도가 높거나 새로운 영화들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고 이 때문에 관객은 좋은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한 게 한국영화의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비평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둘 만한 외화 또는 우수한 실험 외화들을 지속적,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영화배급 라인이 출범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사 스폰지와 벤처 캐피털 KTB네트워크가 공동 설립한 'Cine, 休'.

지난 2002년 세워진 스폰지는 <도그빌>, <자토이치>, <볼링 포 콜럼바인>, <더 블루스> 등 지금까지 50여편의 우수 외화를 수입, 배급했으며 KTB네트워크는 잘 알려진 대로 영화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투자전문회사.

'Cine, 休'는 앞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한국 상업영화의 틈바구니에서 개봉다운 개봉은 꿈도 못꾸는 걸작 외화를 전문적으로 전국 극장에 배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프리머스시네마를 비롯해 시네코아, 씨네시티 등을 통해 먼저 오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6편의 외화를 차례로 공개한다. 이들 외화는 서울 5개 스크린을 포함해 전국에서 최소 12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았다.

올 칸영화제 개막식을 장식한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나쁜 교육>(사진)를 오는 9월 17일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 연출에 감독 겸 배우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일본영화 <블러드 앤 본>(11월 개봉), 올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프랑스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룩 앳 미>(12월 개봉)를 차례로 소개할 계획이다.

또 왕가위(홍콩), 스티븐 소더버그(미국),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이탈리아) 감독의 3국 옴니버스 영화 <에로스>(내년 1월 개봉), 인도 출신의 여성감독 미라 네어의 미·영 합작 로맨틱 코미디 <베니티 페어>(내년 2월 개봉), 오스트리아 출신 감독 한스 바인가르트너의 올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에주케이터>(내년 3월 개봉) 등도 간판을 내걸 예정이다.

스폰지와 KTB네트워크가 손을 잡고 외화 배급에 나선 것은 고급 외화 관객층이 존재해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 KTB네트워크의 김성호 벤처투자본부 문화서비스팀장은 "지금까지 작은 영화들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해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투자사가 영화사와 극장체인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영화 정보를 사전에 관객에게 충분히 제공하고 안정된 스크린을 확보해 상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ine, 休'는 이들 영화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개봉일 등 영화정보를 홈페이지(www.cinehue.co.kr)에 사전 예고하는 한편 홍보책자를 제작해 극장에 비치할 방침이다. 또 회원제를 도입, 회원으로 가입하면 메일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모니터 시사나 특별시사 초대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영화계를 풍성하게 살찌울 새로운 영화배급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