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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천여명 참석한 가운데 <파리의 연인> 종방연 열려
2004-08-17

SBS 특별기획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종방연이 16일 오후 6시30분 서울 목동 SBS 본사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송도균 사장, 안국정 부사장, 이남기 제작본부장을 비롯한 SBS 임원진과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 등 출연진, 김은숙.강은정 작가, 신우철.손정현 PD 등 제작진이 함께했다. 윤지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종방연은 송도균 사장의 축사, 배우/스태프들에 대한 감사패 수여, 출연 배우들의 소감 순으로 진행됐다.

"어떻게 인사해야 될 지 모르겠지만 모든 분들이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박신양의 소감에 이어 참석자들의 케이크 커팅과 드라마 삽입곡을 부른 가수들의 공연이 계속됐다. 채은정이 '로맨틱 러브'를, 강인한이 '거짓말'을 부르면서 분위기는 고조됐다. 주최측은 이례적으로 주연 배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에게 입장을 허용, 1천여명이 종방연을 지켜봤다.

종방연에 앞서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은 핸드프린팅 행사를 가졌다. 이들의 핸드프린팅은 올 연말 SBS 연기대상 시상식 이후 SBS 사옥 앞 '스타 스트리트'에 전시된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출연진과 제작진은 강남의 한 카페로 옮겨 자신들만의 파티를 가졌다.

여주인공 김정은 인터뷰

"정말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어요"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다" 김정은(28)이 고생스러웠던 넉달간의 기억을 이 한 마디로 표현했다. 그는 16일 SBS TV <파리의 연인> 종방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강태영으로 살았던 4개월간 느꼈던 소회를 한꺼번에 쏟아놓았다. 우선 방영 이후 주간시청률 1위를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고 57.4%라는 엄청난 시청률로 막을 내리는 인기를 누린 데 대해 "영화 <가문의 영광>이 전국 관객 500만명을 넘어섰을 때는 그저 기쁘기만 했는데, 이번 드라마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고 난 후에는 속상했다"는 의외의 말을 했다.

"다시는 강태영을 만나지 못한다는 데 대한 느낌이 가장 컸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그러는 한편 9회 이후 쪽대본을 들고 매일매일 힘들게 촬영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는 것. "사흘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침에 화장한 후 며칠째 그저 화장을 고치기만 할 뿐 세수조차 못할 정도로 과로의 나날이었다. 어느 순간 '정말 이러다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촬영에 대한 그의 기억은 계속됐다.

"7월 어느날 그 주 방영분을 다 찍지 못했는데 계속 비가 왔다. 정말 방송이 될까 걱정됐다. 하루 종일 '제발 비 그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정신없이 돌아갔던 촬영현장을 표현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날들을 보냈지만 그를 버티게 한 건 물론 시청자들의 사랑. "처음에 (박)신양 선배와 촬영할 때는 '영화 촬영하나'하고 바라보던 시선들이 회가 갈수록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열광적인 환호로 변해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강태영으로 살면서 무엇보다 바뀐 건 자신의 성격. "물론 연기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성격이 변해왔지만 난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강태영처럼 팔자걸음을 걷고, 툭툭 치기도 하고,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털털해졌다"며 진짜로 멍든 팔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썰렁한 농담에도 서로 크게 웃어줄 정도로 힘든 내색하지 않은 채 서로 배려하며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는데 출연배우들끼리 신경전을 벌인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 가장 속상했다"며 "그래서 잠자는 시간 줄여 드라마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고 털어놓았다.

박신양과 키스 신은 어땠느냐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 그는 "사실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와 이번 드라마에서 키스 신이 나왔을 뿐 별로 해본 적이 없는, 운없는 배우였다. 이젠 운이 트이려나"며 특유의 농담으로 넘어갔다.

그가 꼽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수영장 장면. "빠져들어가는 장면을 찍기 위해 5m 깊이의 수영장에서 납 네 덩이를 달고 가라앉았다. 눈도 뜨지 않아야 했기에 솔직히 무서웠다" 뒷걸음쳐 수영장에 빠지는 장면은 그의 아이디어였단다.

드라마 속 한기주와 윤수혁은 수많은 여성의 환상을 자극했던 남성 캐릭터였다. 그렇다면 김정은 본인의 이상형은? "첫째, 리더십이 있는 남자다. 날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둘째, 존경할 수 있는 남자. 내가 존경하는 남자에게 어울리기 위해 나 역시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셋째, 유머러스한 남자"서울 목동 SBS 사옥 로비에서 열린 공식 종방연이 끝나고 난 후 2차 쫑파티 자리로 옮기기 전 시작한 인터뷰는 한 시간 가량 이어졌다.

<가문의 영광> 이후 이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를 순식간에 잠재운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그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또 작가와 촬영 스태프들이 "이 드라마의 일등공신은 연기적인 면이나 인간적인 면이나 김정은"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그는 남을 것이다.

김정은은 '1, 2회의 주인공은 한기주, 윤수혁, 강태영, 그리고 파리'라고 꼽았던 프랑스 파리로 27일 여행을 떠난다. "파리에서 강태영을 만나고 오고 싶다. 강태영이 걸었던 길, 한기주와 만났던 장소를 찾아가 <파리의 연인>을 다시 한번 추억하고 오겠다"는 말로 <파리의 연인>, 그리고 '강태영'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