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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배우 아닌, 내면연기 있는 영화가 좋아”
2004-08-12

<알 포인트>, <거미숲> 동시에 선보이는 감우성 인터뷰

감우성(34)이 두 편의 영화를 들고 관객을 찾아간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전쟁공포영화 <알 포인트>(공수창 감독·씨앤필름 제작)와 9월 3일 선보일 예정인 미스터리 스릴러 <거미숲>(송일곤 감독·오크필름 제작). 감우성은 스크린 데뷔작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 이어 이 두편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와 특유의 지적인 면모를 과시한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 두 편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저도 궁금합니다. 아무튼 영화에 대한 최종 평가는 관객의 몫인 만큼 관객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우성은 <알 포인트>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으로, <거미숲>에서는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방송사 PD로 등장한다. 그는 "두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 확연히 다른 만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거미숲>은 TV 프로그램 '미스터리 극장'의 PD가 제보를 받고 취재를 위해 유령이 나온다는 거미숲을 찾았다가 의문의 살인사건에 연루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알 포인트>는 6개월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사들로부터 무선 구조신호가 계속 전달되자 9명의 한국군 수색대가 이를 찾아나섰다가 겪는 공포와 슬픔을 그리고 있다.

그는 "배우는 작품이 요구하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전문 직업인"이라며 "작품이 원하는 대로 연기를 하면 만족스럽지만 그렇게 안될 때 속이 상한다"고 자기 나름의 연기관을 밝혔다.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곤란한 상황에 부딪히지만 배우로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은 영화가 (제작사나 투자·배급사 등의 이해관계 때문에) 시나리오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며 이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액션 전문배우가 아니지요. 그래서 그런지 깊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인간의 심리적인 면을 드러낼 수 있는, 다시 말해 내면연기가 가능한 영화를 선호하게 되더라구요. <알 포인트> 나 <거미숲>의 주연을 맡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요."감우성은 문성근-한석규-박신양 등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지성파 연기자의 계보를 잇는 배우로 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성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배우마다 각자의 생각과 스타일이 있으며, 이런 저마다의 개성을 잘 활용해서 관객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연기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담담하게 대답한다. 최근 도시를 벗어나 양수리로 이사한 그는 어린 시절 꿈꾸었던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며 만족해 했다. 서울대 동양화과를 나온 미술 전공자로서 어울리는 곳이다. 그는 나이가 들면 그림을 그리면서 삶을 마무리하는 게 장기적인 인생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최근에는 영화를 찍느라고 팬클럽과의 만남이 뜸했지만 예전에는 팬클럽 회원들과 홍대 운동장에서 함께 술을 한 잔 걸치기도 하고 부산 해운대로 같이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팬 서비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주량은 소주 1병도 정도. 담배는 2년 전 끊었다가 영화 촬영하면서 다시 피우기 시작했는데, 다음달에 다시 금연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1991년 MBC 탤런트 공채로 연기자가 된 만큼 기회 닿는 대로 TV 드라마에 다시 출연할 계획이다.

이라크 파병 등 영화 외적인 사회문제에 대해 그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지만 평화롭고 원만하게 살고자 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가 전쟁에 연루되는 것에 마음이 상한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당장 결정하지 않았지만 출연 제의가 들어오는 작품 중에서 신중하게 고를 계획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