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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최고 흑백필름 美서 입수 공개
2004-08-12

"한말 문화사 풍속사에 귀중한 자료"

1900년 전후의 한국풍물을 촬영한 흑백 영상자료가 미국에서 입수, 공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원장 전영재)이 지난 5월 미국 '선구적 영화촬영 감독겸 사진작가 버튼 홈즈 유산보존회' 공동대표인 로버트 카트라이트(80.영화제작자), 제노아 캘러월(영화자료 수집가)로부터 35mm 기록영화를 입수,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의 필름복원 전문업체 필름 테크놀로지사(社)에 의뢰, 손상된 화면을 완벽히 보완해 11일 오후(현지시간) 공개했다.

공개된 필름은 총 6분여 분량의 흑백 동영상으로 머리카락을 길게 들어뜨린 채 상투를 틀 준비를 하는 모습이 36초10분가량 소개되고 회갑 혹은 칠순행사로 추정되는 잔치에서 기생으로 보이는 여인들이 춤을 추고 악사들이 연주하는 모습(1분11초50) 등 다양한 화면이 편집돼있다. 또 외국인과 한국여인들이 거리에서 양산을 쓰고 가는 모습이나 초가, 전봇대, 전차 선로는 물론 아이들이 밥을 먹는 장면과 농부들이 가래질을 하는 화면도 포함돼있다.

정확한 촬영연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록에 따르면 시카고대 사진학과 교수였던 엘리어스 버튼 홈즈(1870-1952)가 그의 일행과 함께 1899년 한국을 여행, 고종황제 황실가족들에게 영화를 상영했고 1901년에는 그가 한강을 구경하러 자동차를 타고 돈의문(서대문)을 지나다 소달구지를 들이받는 한국 최초의 자동차사고를 낸 일화가 있어 1900년 혹은 그 해를 전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촬영연도가 정확할 경우 문화원이 입수한 이 흑백 영상기록은 프랑스인이 찍은 것으로 알려져있는 기존 영상자료(1910년 추정)보다 약 10년을 앞당기게 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35mm 약4분 분량의 흑백 무성영화로 지난 1994년 10월14일 영국 NFTVA로부터 입수했다.

LA 한국문화원 박순태 문화영사는 이와 관련, "지난 5월 입수한 필름이 한국의 풍물을 담은 가장 오래된 자료였으나 보관상태가 워낙 좋지않아 할리우드 기술진의 힘을 빌어 거의 완벽하게 재생시켰다"며 "한말 문화사, 풍속사를 실증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는데 귀중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이 영상자료는 기증을 받을 당시 학술연구, 조사 등 비상업적 목적으로 제한, 추가 복제시 사전 승인이 전제돼있다고 말하고 빠른 시일내에 해당 필름을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영상자료원에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