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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의 감독복귀, 서세원의 <도마 안중근> 제작발표회
2004-08-09

주연배우 유오성, “과거사 청산 확실히 해야” 발언으로 눈길끌어

"다 추억입니다. 업그레이된 서세원이 되고 싶습니다." 직접 메가폰을 잡은 두번째 영화 <도마 안중근>의 개봉을 앞둔 서세원이 6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 제작과 관련된 전반적인 얘기를 들려줬다. 유오성이 타이틀롤을 맡은 <도마 안중근>은 애국지사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사살한 사건을 전후한 11일 동안의 행적을 그리고 있다. 영화 제목 중 '도마'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 의사의 세례명. 영화는 지난 1-3월 중국에서 촬영됐으며 오는 27일 개봉한다.

그동안 <조폭마누라>와 <네발가락>, <긴급조치 19호>의 투자나 제작에 관여한 바 있지만 서씨가 영화 연출을 맡은 것은 1986년 <납자루떼> 이후 18년만의 일. 하지만 <도마 안중근>의 메가폰을 잡은 서씨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도마 안중근>이 재작년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된 그가 연예계로 복귀한 첫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 서씨는 "처음에는 제작과 투자만 계획했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이 흘러간데다 마침 예전에 감독(<납자루떼>)했던 경험이 있어서 메가폰을 잡게 됐다"고 영화를 연출하게된 계기를 밝혔다. 방송 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을) 세운 적은 없지만 돈을 떼어먹었다던가, 누구를 폭행했다던가 하는 식의 잘못이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복귀에 어려움이 없다. 복귀를 서두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북한 시사회에 대해서는 "안 의사을 남북한이 공히 영웅으로 높이 사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상영되는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으며 "이미 7월초 평양에서 시사회를 진행한 바 있으며 8월말과 9월초 각각 금강산과 평양에서 다시 시사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중 "일방적으로 매도당해 섭섭했다"고 언론 보도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으며 "보도와 달리 마카오에는 근처에도 안 가봤으며 이는 여권 기록에 남아있다. 연예계 비리에 관련해서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지만 아직 항소가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세원 감독과의 일문일답.

<도마 안중근>은 <긴급조치 19호>나 <조폭 마누라> 같이 예전에 제작 혹은 투자했던 코미디 영화와 다른 느낌이다.

▶몇해 전 나라를 떠나 있으면서 말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삶의 터닝 포인트 마련하고 싶었다. 연예계 생활 30년에 국민여러분 사랑 많이 받았다. 삶의 방식을 바꿔 국민 여러분들께 '얘기'를 전해줄 수 있는, 느낌을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했고 그래서 7년전 기획을 시작했던 프로젝트를 꺼내게 됐다.

화해와 용서, 평화라는 게 나이가 들면서 생각나더라. 그런 마음을 가지고 감독을 하면 어떤 영화라도 정성과 사랑이 있다면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만들었다.

안 의사의 얘기를 다루면서 천주교 세례명인 '도마'를 제목 앞에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안의사는 일찍 세례를 받았던 사람이고 '도마'는 안의사의 세례명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안 의사는 당시 교회로부터 배척을 당했고, 80년대에 와서야 한국 천주교회는 그가 교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자칫 테러리스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안 의사는 평화와 화해를 꿈꿨고 테러를 싫어했던 사람이었다. 평화나 화해 같이 안 의사가 가지고 있는 예수님 같은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북한 시사회 추진은 어느 정도 진행 중인가.

▶안 의사에 대해서만큼은 남북이 공히 위인,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 중국을 방문해 유해찾으려는 노력을 했다더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도움으로 일을 추진하게 됐다. 이미 7월초에 평양을 방문해 시사회를 열었고 8월말과 9월초 금강산과 평양에서 각각 시사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사회 개최는 원칙적으로 합의된 사항이지만 최근에는 남북 긴장관계 때문에 일시적으로 협상이 보류된 상태다.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을 말해달라.

▶한국에서는 (영화촬영 중) 총을 사용하면 가짜 소품총을 쓰지만 중국은 진짜 총을 사용하더라. 총 150자루를 주변 부대에서 빌려 촬영한 적 있는데 한 자루가 없어진 적이 있다. 전 스태프들이 '취조'를 받다가 다음날 아침 여섯 시에야 총이 발견됐다. 알고보니 엑스트라 중 한 명이 경제적인 이유로 주변 산속에 총을 숨겨놨었다. 그때 애를 많이 먹었다.

지난해 말 법원이 판결 당시 집행유예 선고 이유에 대해 "언론의 보도에 비해 죄질이 나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언론 보도에 대해 서운한 점은 어떤 것인가.

▶두 가지는 분명히 하고 싶다. 우선 나는 술을 한 잔도 못마신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고스톱 몇 번 쳐본 것 말고는 도박도 전혀 못한다. 제일 섭섭했던 것은 마카오 도박장에서 발견됐다는 보도다. 마카오 근처에는 가본 적이 없다. 여권에도 이는 잘 나와있다. 나는 당시 베이징의 온누리선교회에 있었다. 언론의 일방적인 매도에 대해서는 섭섭하게 생각하지만 30년간 사랑받았다가 겸손치 못했던 것을 국민여러분들이 채찍질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겠다. 다만 로비나 도박을 안했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셨으면 고맙겠다.

주연배우 유오성 인터뷰

“과거사 청산 확실히 해야”

"상당히 이상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영화가 선봉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배우 유오성이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한 생각을 시원스레 털어놨다. 장소는 영화 <도마 안중근>의 개봉을 앞두고 6일 오후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 유오성은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전후의 11일간의 행적을 그린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안중근 역을 맡았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그가 의견을 밝힌 것은 엔딩 자막 얘기를 하면서부터.

그는 "회의 때 엔딩 자막에 독립유공자 명단을 올리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당시 내 의견은 친일 부역자 명단을 빨간 글씨로 올리자는 것이었다"며 "독립유공자나 이들의 후손이 대접을 못받고 있는 반면 당시에 친일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영화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분들이 흘린 피 덕분이지만 현실은 안의사가 돌아가신 후 유해도 못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오성은 "요즘 이 나라가 이렇게 가고 있다는 걸 안 의사가 아신다면 '나 괜히 죽었네' 혹은 '이것 밖에 안되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스크린에 복귀한 것은 지난해 봄 <> 이후 1년 만의 일. <챔피언> 이후 또다시 실존 인물을 연기하게 된 데 대해 "(연기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어 어떤 역이든 늘 어렵지만 이런 부분(배역과 영화)에 대해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안 의사와 같은 상황이라면 가정을 버리고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고 그만큼 이 영화 출연이 향후 삶의 방식에서도 큰 좌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