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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임 아나운서 ‘사고 암시’ 보도에 네티즌들 분노
2004-08-07

교통사고로 지난 4일 세상을 뜬 고(故) 정은임 MBC 아나운서에 대한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 정 아나운서가 미리 자신의 사고를 암시한 것 같다는 기사를 보내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CBS 노컷뉴스는 사고 직후인 지난달 23일 '정은임 아나, 교통사고 예견했나?'라는 기사를 통해 "정 아나운서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놓은 '빗길운전'이라는 사진과 글이 사고를 예견한 듯한 느낌을 준다"고 보도했다. 스포츠신문 굿데이도 정 아나운서의 영결식이 열린 6일 노컷뉴스와 같은 내용으로 '고 정은임 아나운서 마지막 글서 '운명' 암시 화제'라는 기사를 보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글은 정 아나운서가 "예전부터 내게 빗길 운전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였다. 빗줄기가 형체를 허물어뜨린 풍경은 움직이는 파스텔화. 이제 나는 그 그림속으로 들어간다"며 빗길 운전의 감상을 썼을 뿐 사고를 예견했다고 볼 내용이 없어 '지나친 갖다붙이기식 기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게다가 사고당일 비가 온 적도 없고 이 글이 정 아나운서의 마지막 글도 아니어서 "상상력이 참으로 풍부하다", "고인의 죽음마저 장삿속에 이용하나"라며 냉소하는 네티즌들의 비난글이 포털사이트 뉴스코너 등에 수십건 이상 빗발치고 있다.

ID 'bsbok123'은 "사고로 가족들을 포함한 사람들이 상처받고 있는데 교통사고를 예지했다니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것이냐"며 "말조심 좀 해달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Prayer'라는 네티즌은 "평소 그분의 생각과 방송을 접하고 교감했던 분이라면 이런 가십성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한다면 그저 명복을 빌어주고 이상한 기사로 죽음을 우롱하지 않길 바란다"고 꼬집었다.(서울=연합뉴스)

故 정은임씨가 지난 7월 5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빗길운전...’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원문을 읽어보면 일부 언론의 ‘사고암시’ 보도가 지나친 억측임을 알수 있다.

"...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란 멘트가

앞의 말 뒤에 자동적으로 붙어나올 것만 같다.

마치 '빗길 운전'은 애초에 '조심'이란 단어와 쌍둥이로 태어난 것처럼.

교통방송 및 57분 교통정보가 뇌에 집어넣은 칩이다.

그러나

예전부터 내게

빗길 운전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였다.

빗줄기가 형체를 허물어뜨린 풍경은

움직이는 파스텔화.

이제 나는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 강원도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씨네21 온라인팀 kika@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