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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애니, 섹스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2004-08-07

밍키와 새리, 세일러문…굳이 하드코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 않더라도 일본 애니메이션에 성적인 코드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국내에서 정식 루트를 통해 선보인 적은 없지만 <요수도시>나 <크림 레몬> 시리즈 등 하드코어 애니메이션들은 사실 서구의 포르노그러피처럼 음지의 문화는 아니다. 저패니메이션(Japan+Animation)에서 '에로틱함'은 명랑만화에서는 유머 전달의 도구이며 SF영화에서는 전래괴담과 혼합해 상상력을 드러내는 요소로 사용된다. 서구인들의 눈으로 하드코어 저패니메이션을 분석한 '저패니메이션 하드코어-에로틱 아니메 분석 가이드'(현실문화연구刊)가 최근 출간됐다.

저자 헬렌 매카시와 조너선 클레멘츠는 모두 영국의 만화잡지 편집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저패니메이션 전문가. 이들은 일본 문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섹스와 공포, 미소년/미소녀, 성역할, 동성애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에로틱한 요소들을 분석하고 있다. 텍스트 자체의 갇힌 틀에서 벗어나 일본 문화의 흐름과 맥락 안에서 에로틱 애니메이션을 바라보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자 이 책의 특징이다.

초기의 에로틱 애니메이션과 포르노그러피의 기교, 다양한 장르와 그 안의 캐릭터들, 앞으로 아니메의 방향 등 에로틱 아니메의 다양한 측면들을 다루던 저자들은 후반부 영국에 들어오는 일본 애니메이션들의 문제로 관심을 옮겨간다. 번역과 검열, 마케팅 전략의 오류가 일본 문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책 말미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240여편의 제작연도와 감독, 원작, 제작사, 스태프, 줄거리 설명 등을 담은 에로틱 애니메이션의 필모그래피도 담겨 있다. 2만2천원. 408쪽.(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