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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이승재가 말하는 김기덕, <섬>
2004-08-06

dvd3쪽

김기덕의 초기작품들에 ‘청색시대’란 이름을 붙이련다. 푸른 물의 지배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어둠과 빛, 비극과 희망이 교차하는 아름다운 세계는 <악어>와 <파란 대문>을 거쳐 <>에 와서 일단락된다. <>은 김기덕의 미장센이 한 정점에 올랐던 작품인데, 그것이 공허한 상태에 머물지 않은 것은 소외와 고립의 메타포를 읽기 쉽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기덕은 <>을 지나면서 육체와 이미지의 세계에서 심리와 스토리의 세계로 넘어갔다. <>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상처를 입은 부위에 대고 남녀가 서로 부채질을 해줄 때 연출된다. 몸의 어디를 건드리면 상처를 입는지 아는 감독의 감각을 잘 보여줌과 동시에 그의 영화로선 드물게 유머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침침한 느낌의 DVD 영상은 어두운 장면과 색 표현에서 단점이 두드러진다. 특이하게 감독이나 배우가 아닌 영화평론가가 음성해설을 맡았는데, 다소 억지가 있지만 비교적 명쾌한 해석을 들을 수 있다. DVD 제작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 제작된 영화라 ‘메이킹필름’ 같은 자료가 부실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제작진들과의 인터뷰는 꽤 알찬 편이며, 그중 한 제작자와의 인터뷰는 꼭 들어볼 만하다. <> 다음 네편의 김기덕 영화를 제작했던 이승재의 감독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 그외 감독의 작품 소개엔 동영상을 함께 수록해 정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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