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버림받은 기수가 주인에게 버림받은 말과 함께 단거리 우승을 일궈내는 이야기가 <씨비스킷>이라면 <히달고>는 카우보이 프랭크 홉킨스가 야생마로 장거리 우승을 거머쥐는 이야기다. 또 하나의 주요 차이점은 뼈대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씨비스킷과 달리 히달고는 잡종 무스탕이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백인 아버지와 인디언 어머니를 둔 홉킨스의 출생의 비밀이기도 하다. 1880년대의 익스트림 스포츠로 인기 높았던 장거리 경주에서 히달고는 2900km를 30일 만에 주파하며 주목을 받았는데(당시 2위의 기록은 44일이었다) 홉킨스는 히달고와 함께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 4900km를 주파해야 하는 ‘불의 대양’ 경주에 몸을 던진다.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 역을 맡았던 비고 모르텐슨이 프랭크 홉킨스로,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오마 샤리프가 시크 족장으로 등장하여 어울리는 앙상블을 보여준다. 메이킹 다큐 한편이 부록으로 수록됐고 이스터 에그에는 실제 인디언들이 홉킨스의 전설을 짤막하게 들려준다(히달고의 깃발을 클릭해볼 것). 등고선 노이즈로 인한 잔상과 자잘한 떨림 현상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장면에서의 화질은 <씨비스킷> 못지않게 좋고 디즈니사가 사랑하는 작곡가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타악기가 강조된 스코어는 액션영화 못지않은 시원한 DTS 사운드를 뿜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