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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로카르노 영화제 개막
2004-08-04

제 57회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가 17개국에서 18개작품(경쟁부분 기준)이 참가한 가운데 3일 개막됐다. 올해의 주제는 '언론과 정치'로,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과 19세기말 프랑스 영화 <드레퓌스 사건>과 같은 고전을 포함해 모두 91편의 작품이 로카르노의 명소인 피아자 그란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제측은 주제를 다양하게 부각시키기 위해 장편은 물론 단편영화도 망라했으며 부시 정권의 이라크 전쟁을 비판한 영화 <화씨 9/11>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초기작 <로저와 나>도 상영목록에 포함돼 있다.

올해 로카르노 영화제는 최근 타계한 위대한 배우 말론 브란도의 <퀘이마다>를 특별 상영작으로 선택했다. 이 작품은 말론 브란도가 할리우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의도하에 열정을 바친 작품이지만 일반인들로부터 외면을 당했었다. 하지만 그의 탁월한 배역 해석을 보여주는 전형적 작품이라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영화제 조직위는 '문호 개방'이라는 부문을 신설, 개도국의 23개 작품을 대거 초청했다. 조직위측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의 작품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면서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이 만든 3개 작품이 포함돼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제56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제작 LJ필름)이 제56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청년비평가상 1등상 등 4개 상을 받아 '물오른' 한국 영화의 기세를 과시한 바 있다.

로카르노 영화제는 89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황금표범상(대상), 2001년 <나비>(감독 문승욱)의 여주인공 김호정이 청동표범상(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데 이어 2002년에는 문승욱 등 한-일-중 감독의 옴니버스작 <전쟁 그 이후>가 비디오 부문 대상에 뽑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사진은 작년 56회 야외상영 모습)

하지만 올해의 경우에는 한국 작품으로는 오명훈(49) 감독의 <썬데이@서울(Sundy@ Seoul)>만이 비디오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영화가 크게 성장하면서 메이저 영화제로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로카르노 영화제는 전통적으로 제도권 영화보다는 제3세계의 작품을 평가하는 성향이 짙어 주류에서는 벗어난 느낌. 지난해의 경우, 최고 영예인 황금표범상은 파키스탄의 여성감독 사비하 수마르의 <카모시 파니(침묵의 물)>에 돌아갔다.

외부의 이런 시각에 대해 영화제측은 예산과 외부 지원 부족 등을 이유로 갈수록 영광이 퇴색하고 있음을 속으로는 안타까워 하는 듯하다. 앞으로야 어떻든 영화제측은 오는 14일까지 모두 20만명의 팬들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