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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이슈] CJ-CS 분쟁 결승점 눈앞?
김수경 2004-08-03

CJ인터넷쪽이 지난 7월25일 “대주주인 CJ 계열의 CJ엔터테인먼트와 CGV가 시네마서비스(이하 CS)를 공동으로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혀왔다”며 “상대가 누가 됐든 영화사업부 매각은 늦어도 9월 말까지 결론지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추락을 거듭하던 CJ인터넷의 주가가 급반등으로 돌아섰다. 협상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로써 CJ의 프리머스 시네마 인수 의향은 사실상 전면화됐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김형준 이하 제협)가 양쪽에 제안한 22일 간담회에는 CJ의 최평호 상무와 박동호 대표가 참석했다. 강우석 감독은 “이미 할말은 여러 채널을 통해 다 했다. 더이상 거론할 내용이 없다”며 제협에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 의견을 밝히지 않던 CJ쪽의 입장 변화가 보였던 대목이다.

제협의 간담회에서 핵심이 된 사안은 “양해각서에 명기되지 않았지만 강우석 감독이 3년의 유예기간을 갖고 넘긴다는 내용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CJ쪽은 “영화사업에서 큰 거래를 구두로 약속하는 상황은 흔하다. 당시에도 서로 믿고 비즈니스를 진행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만약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우리가 다른 충무로의 주체와 일할 때마다 모든 것을 일일이 문서나 계약으로 남겨야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목은 CJ인터넷쪽이 증권가에 언급한 “강 감독쪽이 3년 뒤 프리머스 시네마를 CJ그룹에 되팔기로 구두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지적과 일치한다. 제협 간담회에 참석한 한 제작자는 “강우석 감독이 히든카드로 제시하는 영화인 주체로 프리머스 시네마를 운용한다는 계획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렇게 되면 프리머스 시네마를 매각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어떤 금융자본이 매각할 수 없는 대상에 투자하겠는가. 당장 뉴브리지캐피탈의 자금지원도 어렵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CJ의 판정승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협상 자체가 무산되어 강우석 감독이 협상대상인 영화사업부 3개사를 모두 포기하고 새로운 제작사를 차리는 일명 ‘전쟁 모드’로 진행될 가능성은 현저히 줄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은 프리머스 시네마를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CJ가 인수하는 것. CJ는 그 대가로 강우석 감독에게 투자배급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메리트와 프리머스에 대한 프리미엄을 제공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CJ는 멀티플렉스 시장의 “경쟁자인 롯데와 오리온이 프리머스를 인수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이번 분쟁의 근본적인 목적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한 영화인은 “이렇게 된 상황에서 CJ가 굳이 유예기간을 둘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리머스 시네마의 캐스팅보트로서 역할은 커질 텐데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할지도 모른다”라고 예상했다.

협상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은 시네마서비스 내부에서 밝혀진 신규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이 8월2일부터 유입된다는 사실에서도 추측할 수 있다. 명필름의 이은 감독은 “업계의 이해나 산업발전에 너무나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독점을 경계한다는 원칙은 있다. 하지만 협상 결과가 안 나왔는데 양쪽 태도나 비즈니스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팩트 없이 말하기보다는 결과를 지켜볼 상황”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협상의 향방은 충무로에 어떤 식으로든 파란을 몰고 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