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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를 교묘하게 선동하는 ‘여우’

<폭스 뉴스>의 문제점 다룬 다큐멘터리 <아웃폭스드> 관심 끌어

최근 박스오피스 수입 1억달러를 돌파한 <화씨 9/11>에 이어 인터넷 베이스 진보세력 단체 ‘무브온’(MoveOn.org)이 제작을 도운 다큐멘터리 <아웃폭스드>(Outfoxed)가 눈길을 끌고 있다. 로버트 그린월드가 감독한 이 작품은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케이블 채널 <폭스 뉴스>의 모순을 <폭스 뉴스>가 자주 이용하는 비교와 대조 방법을 사용, 일목요연하게 제시한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배급사를 찾지 못한 관계로 무브온이 주관하는 하우스 파티를 통해 최근 미 전역 3500곳에서 상영회를 가졌고, 인터넷을 통해 DVD 판매를 시작했다.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일부 비디오 대여점에서는 이미 <아웃폭스드>를 빌려주고 있다.

96년 ‘공정하고 균형 잡힌 뉴스’(Fair and Balanced)라는 슬로건 아래 첫 방송을 시작한 <폭스 뉴스>는 이미 여러 차례 진보세력은 물론 같은 저널리스트 사회에서도 언론의 기본적인 윤리나 가장 기초적인 예절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폭스 뉴스>는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일을 카운트다운하며 ‘조지 부시의 재선’이 되는 날까지라고 명칭한다. <아웃폭스드>는 9·11 이후 화면에 늘 폭스 로고와 펄럭이는 성조기를 함께 띄우고 있는 <폭스 뉴스>가 자주 사용하는 차트와 자료화면 등은 물론 미디어 평론가, 액티비스트, 전 <폭스 뉴스> 직원 등의 인터뷰와 코멘트로 질서정연하게 돼 있다. 이중에는 원로 언론인 월터 크론카이트와 코미디언이자 진보세력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알 프랭킨 등도 포함돼 있다. 작품 속에서 가장 충격을 주는 장면는 <폭스 뉴스>가 얼마나 교묘하고 반복적인 효과로 프로파간다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지다. <폭스 뉴스>는 매일 공격이나 홍보해야 할 아이템을 각 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내 24시간 방송 중 반드시 초점을 맞춰야 할 사항이나 인용구 또는 특정 단어를 지시한다.

현재 <폭스 뉴스>의 타깃은 당연히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 <폭스 뉴스>는 케리의 정책 지지가 자주 바뀐다며 자주 뒤집는다는 뜻의 ‘플립-플랍’(flip-flop)이란 단어와 케리가 프랑스 정부를 옹호한다면서 케리는 ‘프랑스인’(French)이라는 단어 등을 각기 다른 시간대에 아나운서들이 수십 차례씩 반복하게 한다. 또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않고 ‘누가 그러는데’(some say)라는 표현을 반복한다. 한 예로 “누가 그러는데, 케리 의원은 플립-플랍하는 경향이 있답니다”라고 말한다. 공영방송인 시청자와 <폭스 뉴스>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부시의 외교정책이나 이라크 전쟁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어, 미디어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한편 <아웃폭스드>는 <폭스 뉴스>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대부분의 미디어가 소수 대기업들에게 흡수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비평도 담고 있다. 뉴욕=양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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