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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협에 축소 지지 요청했나?
김도훈 2004-08-02

이광철 의원 발언 사실확인 소위원회 가동

열린우리당의 한 국회의원이 독립영화계에 스크린쿼터 축소를 지지해달라고 비밀스레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7월22일 열린 한-미투자협정 관련 토론회에서 마술피리의 오기민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쪽에서 독립영화 지원을 담보로 스크린쿼터 축소를 지지해달라는 말을 한국독립영화협회 한 관계자에게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간사인 열린우리당의 이광철 의원(사진). 만약 사실이라면, 스크린쿼터 축소를 둘러싼 영화계 안팎의 찬반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에 의하면, “이광철 의원의 보좌관이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에 전화를 해서 스크린쿼터 축소하면 한국영화 다양성을 위해 지원해주겠다”고 했고 “(한국영화의 다양성 증진을 위한) 방안을 건네주면 우리도 한독협과 같이 연구해보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독협에서는 이같은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힌 상태다. 한독협의 원승환 사무국장은 “한독협의 어떤 사람에게 그런 제안이 개인적으로 들어간 것이지 공식적으로는 한독협에 어떤 제안이 들어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스크린쿼터 문제에 대해서 여당이 한독협쪽과 물밑 협상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 긍정적인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한독협이 주류영화와 다른 입장을 밝힌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아마 슬쩍 떠보려고 그랬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독협에 물밑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열린우리당 이광철 의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광철 의원은 <씨네2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나 내 보좌관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한국영화 점유율이 60, 70%이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마이너리티 쿼터 등의 제도가 하루속히 마련돼 한국 영화전략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독립·실험영화들에 고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스크린쿼터의 본래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지금 현재 한국영화를 질적으로 제대로 보장해줄 수 있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라는 말로 입장을 정리했다.

영화인들은 이번 일을 묵과하지 않을 태세다. 7월14일 1천여명의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와 함께 휴업을 강행한 데 이어 이튿날인 7월15일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을 위시한 여야의원 38명도 스크린쿼터 현행유지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를 막아내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에 따르면, 현재 이광철 의원의 제안에 대한 사실확인을 위한 소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이세민 감독(<장미와 도박사>)을 팀장으로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 유창서 영화인회의 사무국장으로 이루어진 3인의 ‘이광철 의원 발언 사실확인 소위원회’는 곧 이광철 의원을 직접 만나 발언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