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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극의 가장 유쾌한 세 악당들과의 재회, <속 석양의 무법자 확장판>
이교동 2004-07-30

<속 석양의 무법자 확장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Extended Version Collector’s Set

1966년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상영시간 179분(2 디스크)

화면포맷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음성포맷 DD 5.1 서라운드 영어, DD 1.0 모노 이탈리아어

출시사 MGM(미국)

부록 영화학자 리처드 쉭클의 육성 해설, -제작과정 다큐멘터리, -남북전쟁에 대한 다큐멘터리, -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복원과 음성녹음에 대한 제작과정, 삭제장면, 예고편

스파게티 웨스턴의 대가 세르지오 레오네의 대표작인 <속 석양의 무법자>는 지금까지 161분 분량의 북미 개봉판이 가장 널리 상영된 버전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일각에서 이탈리아어로 더빙된 버전이 더욱 완벽한 내러티브를 제공한다는 소문이 마니아 사이에 퍼지면서 언더그라운드 벤더들을 중심으로 북미 버전에 삭제된 부분을 이탈리아어 버전으로 짜깁기한 버전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MGM에서 출시한 DVD에 삭제장면이 부록으로 포함되면서 공식적으로 삭제장면에 대한 인정이 이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장면 자체가 이탈리아어 버전만으로 남아 있는 관계로 제대로 된 복원은 이루어지지 못했었다. 그러다 2003년 8월에 할리우드는 삭제된 부분을 이어붙이고 새로 음향과 화질을 보정한 복원판을 극장 개봉 했고, 이어서 DVD로 출시되었다.

이번 복원판은 블론디 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투코 역의 일라이 월러치가 흔쾌히 복원 작업에 참여하여 음성 더빙을 새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미 세상을 떠난 엔젤아이 역의 리 반 클리프의 음성은 대역 배우의 음성으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늘어난 복원판의 18분 분량은 대부분 세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영화의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위치에 대한 것으로, 서부극 역사상 가장 개성있고 유쾌한 세 악당 캐릭터간의 관계와 설정이 좀더 뚜렷이 드러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북전쟁이란 메타포에 대한 좀더 명확한 정치적 위치를 드러냄으로써 레오네 영화에 지속적인 명제로 등장하고 있는 아메리카니즘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확실히 하고 있으며, 레오네 서부극의 정점인 다음 작품 <웨스턴>(Once Upon a Time in the West)과의 인과관계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하지만 액션서부극이란 관점에서 보면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내러티브가 늘어지는 나이브함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극장 복원판을 옮긴 DVD의 음질과 화질은 놀라울 만큼 우수하다. 전세계 레오네 마니아의 심장을 울릴 엔니오 모리코네의 스코어가 웅장하게 들려오긴 하지만 새로 믹싱한 5.1 채널 오디오는 대사의 인위적인 채널 분리가 귀에 거슬리는 점이 못내 아쉽다. 부록으로는 영화학자 리처드 쉭클의 음성 해설을 비롯해 제작과정, 삭제장면, 복원장면 등을 별도의 디스크로 제공하고 있으며 박스의 아래 위에 디스크를 거치시킨 새로운 방식의 패키징 방식도 매우 신선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DVD에서 발견한 놀라운 점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음성이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동일한 톤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