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Pifan 2004] “홍콩은 아직도 아시아 할리우드”
글·사진 임범(대중문화평론가) 2004-07-20

60~70년대 홍콩 무협스타 장다웨이

‘깡따위’라는 이름은 40대 중반 이상의 연령층에겐 낯설지가 않다. 60년대 후반~70년대 초반에 왕위(왕우), 로례(나열), 디룽(적룡)과 함께 홍콩 무협영화 붐을 몰고 온 액션 배우 장다웨이(강대위·57)는 당시 한국에서 ‘깡따위’라고 불렸다. 왕위에 뒤이어 〈복수〉 〈흑객〉 〈철수무정〉 등 장처(장철) 감독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넘겨받은 장다웨이는 앞에 열거한 홍콩 스타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앞서는, 당시의 이소룡 같은 스타였다.

그때 영화들에서 비중이 장다웨이에는 못 미쳤던 디룽이 80년대 후반 〈영웅본색〉에서 장궈룽(장국영)의 형으로 나와 멋진 연기를 보여주며 홍콩 누아르 열풍에 일조한 데 반해 장다웨이는 아쉽게도 소리없이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쇼브러더스 영화 특별전’을 마련하면서 게스트로 초청한 장다웨이를 부천에서 만났다.

쇼브라더스전 찾은 복수·흑객 주연 ‘깡따위’그동안 스크린보다 TV에 많이 출연

“디룽은 디룽이고 나는 나다. 나는 티브이 시리즈에는 많이 출연했는데,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안 됐다.” 76년부터 몇 편의 영화를 감독했고 80년대 들어 주로 티브이물에 출연해온 장다웨이는 홍콩 반환을 앞두고 외국으로 떠나는 홍콩인들이 늘기 시작하던 92년에 캐나다로 이민 갔다. 밴쿠버에 머물면서 촬영이 있을 때 홍콩이나 중국으로 나오는 그는 이번 한국 방문 전에 베이징에서 티브이시리즈를 찍고 있었다. 액션무협물로 그가 맡은 역은 무공의 고수라고 했다. “젊을 때 찍은 영화들이 최근에 디브이디로 나와서 다시 봤는데 리듬이 늦더라”는 장다웨이는 출연작 중 “내 연기가 가장 마음에 들고 장처 감독의 태도도 다른 영화와 달랐던” 〈신독비도〉를 가장 높이 샀다.

그가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 30년 전에 장처 감독과 함께 영화를 찍으러 한국에 왔다. “그땐 한국 남자들이 사나워 보였는데, 이번에 오니 많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홍콩 영화 부흥을 주도했던 그여서인지 홍콩 영화에 대한 애정은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한 듯했다. “아직도 홍콩이 아시아의 할리우드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단 지금은 불경기이고, 디브이디나 비디오 불법복제도 심해서 침체해 있는데 나도 영화를 위해 할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