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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가 프리머스 소유하면 극장 사실상 독과점?

영화계에서 극장업 독과점 논란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영화 제작·배급에서 선두를 다투는 씨제이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이)와 시네마서비스(이하 서비스)는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프리머스의 소유권을 두고 최근 3개월여동안 협상을 벌여왔다. 씨제이 쪽은 이재현 그룹 회장실이 직접 나섰고, 서비스 쪽은 실권자인 강우석 감독 이하 전직원이 “협상이 결렬되면 회사를 떠나겠다”며 사표까지 제출하고 서로 씨름해왔으나 지난 13일의 회합을 끝으로 미궁에 빠진 상태다. (사진 (좌)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서울 신림동 프리머스의 조감도. 8개 스크린이 들어선다. 사진 (우) 지난 1월 개관한 부산 프리머스의 내부 모습)

프리머스 극장은 서비스와 함께 플래너스의 자회사였다. 지난해 말 강우석 감독은 서비스와 프리머스를 플래너스와 분리해 자신이 경영권을 가지고 나온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플래너스와 맺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씨제이가 플래너스를 인수해 회사이름을 씨제이 인터넷으로 바꿨다. 서비스는 씨제이와 다시 양해각서를 맺고 협상을 벌였으나 협상 내용에 대해 양쪽 주장이 다르다. 씨제이 쪽은 “강 감독이 프리머스를 인수하면 3년 뒤에 프리머스 지분 51%를 씨제이에 넘기기로 구두약정을 했다”고 주장하고 서비스쪽은 “그런 약정은 일체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비스쪽은 “씨제이가 프리머스 경영권을 서비스에 넘긴다는 것이 모든 협상의 대전제였다”면서 “그래놓고는 말을 바꿔 서비스는 콘텐츠에 주력해 달라면서 프리머스 경영권을 넘기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씨제이는 “구두 약정대로 프리머스 경영권을 3년 뒤에 씨제이에게 돌려줄 것을 보장해 달라고 서비스에 요구했으나 서비스 쪽이 거절했다”면서 “그래서 현재 프리머스 지분의 50% 더하기 1주를 씨제이가 가지고 있으니 씨제이가 프리머스를 운영하고 서비스는 콘텐츠 제작에 주력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화계 논란조짐 서비스 “50% 가능” 주장에 CJ “스크린수 25% 불과”

양쪽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영화계가 긴장하는 건 국대 최대 멀티플레스 체인인 CGV를 보유한 씨제이가 프리머스를 인수하게 될 경우 극장 독과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CGV의 현재 스크린 수는 168개이고 내년말에 250개가 되며 프리머스는 현재 스크린수 82개에 내년엔 200개가 넘게 된다.(현재 전국 스크린 수는 1200여개) 씨제이쪽은 “CGV와 프리머스 스크린 수를 다 합해도 전체의 25%에 불과하며 롯데와 동양그룹이 극장을 계속 지을 테니 앞으로도 30%를 넘지 않는 과점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서비스쪽은 “두 체인을 합하면 내년엔 30~35%가 되고, 멀티플렉스의 객석점유율이 일반극장보다 높은 걸 감안하면 실질적인 관객점유율은 50%가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한국영화제작자협회는 지난 8일 양사에 공동질의서를 보냈으며, 회신이 오는 대로 독과점 형성 여부를 판단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제작자는 “미국 대법원은 40년대에 제작·배급업자가 극장을 갖지 못하게 했다. 투자·제작·배급에 극장까지 갖고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씨제이가 더 힘이 커진다면 군소 제작자의 제작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