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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킨스는 북에서 꽃미남배우”
2004-07-17

25년전 북 영화 출연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납북됐다 일본으로 돌아간 아내 소가 히토미(45)를 만난 월북 미국인 찰스 젠킨스(64)가 25년 전 북한 영화에 출연한 내용이 북한 잡지를 통해 16일 확인됐다.

북한의 대표적 예술잡지 <조선예술> 1980년 12월호에는 젠킨스가 70~80년대 북한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20부작)에서 칼 스미스라는 미8군 방첩장교로 출연했던 사진이 실려 있다. 한국전쟁 때 북한 첩보원들이 영국 국적의 기자와 미8군 방첩장교 등으로 위장해 활약하는 얘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젠킨스는 북한 첩보원에게 호감을 품고 그가 위험에 처했을 때 돕는 역할을 했다.

젠킨스는 이 영화에서 영국 첩보물 007 시리즈의 주연 배우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 북한 여성들에게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자는 “젠킨스는 당시 훤칠한 키와 매력있는 얼굴로 많은 여성들을 열광시켰다”며 “북한 영화에 외국인이 주연급 조연으로 출연한 적은 이때가 처음이어서 더욱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젠킨스가 인민무력부 산하 외국어 교육기관인 압록강대학(당시 외국어강습소)에서 영어교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다른 탈북자는 “영화 자체가 박진감 있는 첩보물인데다 주인공들의 정체가 탄로나면서 생사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펼쳐져 영화관 객석이 부족할 정도였다”며 “텔레비전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는 역시 탈영 미국인인 앱셔와 드레스녹이 ‘루이스’라는 영국 첩보원과 ‘아서’라는 미국 기업가로 각각 등장했다.

젠킨스는 1965년 1월 미 제1기병사단 8연대 1대대 중사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중 베트남전쟁에 투입되는 것을 피해 월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