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에 담긴 인터뷰 영상에서 최동훈 감독은 <바람난 가족>에 단역으로 출연했었다고 밝힌다. <바람난 가족>을 다시 보니 멱살이 잡혔으면서도 웃고 있는 경찰2가 바로 최 감독이다. 그런 넉살스러움이 <리피피>로부터 내려온 전통, 즉 실패하는 직업으로서의 은행강도를 성공하게끔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배우들은 이 영화를 해피엔딩이라 말하지만 진작 감독은 실패한 범죄로 규정한다. 실제 큰 사기를 당하기도 했던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조금이나마 사기 근절에 도움이 되길 코멘터리에서 염원하며 앞으로 범죄 삼부작을 완성시키겠다고 말한다.
해상력이 뛰어나 근래 출시된 한국영화 DVD 중에서도 괜찮은 화질을 보여준다. 배경과 사물이 간혹 들썩거리고 등고선 노이즈가 보이지만 모니터에 근접감상을 하지 않는 이상 느끼기 힘들다. 돌비디지털과 DTS 5.1 채널을 지원하는 데 우퍼활용도가 낮아 5.0 채널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다. 두장의 디스크에 꽉 채워넣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부록이 풍성한데 디스크 1에는 2개의 코멘터리 외에도 NG컷과 확장신을 담은 이스터 에그 2개가 숨어 있으니 잘 찾아볼 것. 디스크 2에는 특이하게 로또 메뉴가 있는데 동봉된 로또 복권에 따라 사인판 DVD에서부터 최창혁이 말하던 칠레산 포도주 등의 다양한 경품이 주어진다(이건 사기가 아니다). 부록에 담긴 부가영상들의 사운드가 너무 낮게 녹음되어 있는 것이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