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컬러 89분 감독 권철휘
출연 강미애, 박노식, 도금봉, 정애란
EBS 7월11일(일) 밤 11시10분
권철휘의 원귀영화, 여성팬 가슴에 애처롭게 무늬질, 학생 기생 월향의 열루의 비련!
원한의 공동묘지에 밤마다 나타나는 학생 기생 월향!
공포! 전율! 쇽킹! 쇽킹한 소재와 특이한 연출로 관객을 경탄케 한다.
동정해서 울고, 무서워서 놀래고, 몸서리치는 흉계, 숨가쁜 복수, 또 복수,눈물의 영화, 공포의 영화
그야말로 ‘쇽킹’한(!) 홍보문구와 함께 개봉 당시 많은 이들의 인기를 얻었던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는 ‘납량특집-한국의 공포영화 찾기 제2탄’으로 준비한 작품이다. 아마도 1970년대를 청소년기로 지냈던 30대 후반 세대들에겐 가장 많이 기억되는 공포영화일 것이다. 한국 공포영화의 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원한과 사랑, 돈에 얽힌 비극이 낳은 한맺힌 여자귀신, 버림받은 여자의 이야기라는 신파조의 내용이 한국적 전통과 닿아 있다.
<월하의 공동묘지>는 이야기의 전개구조에 있어 비교적 탄탄한 작품에 속한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찬모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주인공이 귀신이 되어 나타나 복수한다는 단순한 것이지만, 그 주변에는 여러 인물들이 살아 있다. 음모를 꾸미는 찬모(도금봉)와 그녀를 협박하는 나약하면서도 치사한 사이비 의사 허장강, 찬모의 음모에 동참하지만 결국엔 미치고 마는 계모 정애란과 남자 하인, 술 때문에 실수를 하고 찬모의 계략에 넘어가는 박노식과 명순의 오빠이자 박노식의 친구인 황해 등 이러한 복합적인 인물구조가 탄탄하게 얽혀 영화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게다가 영화 속 여기저기에 공포를 몰아가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돋보이는데, 예를 들어 으스스한 사운드는 말할 것도 없고 고양이, 해골 등의 소품이 자주 등장하는 치밀함과 모던한 형식이 눈길을 끈다.
특히, 영화 도입부와 중간중간 플래시백으로 처리되는 장면들에선 마치 무성영화 시대의 변사처럼 내레이터가 설명을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신파극의 느낌을 잘 내고 있다. 1967년 8월 서울의 아세아극장 등에서 개봉하여 5만 관객을 동원한 당시로선 대박인 흥행작이었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