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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대하드라마 <영웅시대>(월·화 밤 9시55분)가 5일 첫 전파

월·화 밤 10시 “남자들 TV앞으로”

문화방송 대하드라마 <영웅시대>(월·화 밤 9시55분)가 5일 첫 전파를 탄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라는 한국 경제사의 두 ‘거목’을 소재로 해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기그룹을 일궈낸 천태산은 정 회장을, 경상도 지주의 막내 아들로 일본유학을 중도 포기하고 귀국해 대한그룹을 키운 국대호는 이 회장을 모델로 했다. 차인표와 최불암이 천태산의 청년기와 노년기를 각각 연기하고, 전광렬이 국대호 역을 맡았다.

5일 첫회는 천태산의 아들 천사국(김갑수)이 세기그룹 사옥에서 투신하는 장면으로 막을 연다. 지난해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을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을 시작으로 국회 청문회, 천태산(최불암)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등 실제 사건들을 재연한 듯한 장면들이 1시간여 내내 긴박하게 이어진다.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특히 천태산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장면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남북정상회담 면담 장면을 뉴스 화면 그대로 가져와 컴퓨터로 합성처리했다. 김 위원장 역할을 맡은 대역이 방송화면 그대로 김 위원장의 몸짓을 따라한 뒤, 얼굴을 바꿔 합성한 것이다.

<영웅시대>5일 시작‥<장길산>과 대결, 천태산 아들 투신장면으로 개막‥실제 사건 재연

1~2회에서 현재 시점의 이야기를, 3~6회는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다루며, 7~40회에서 청년기 주인공들의 꿈과 야망을 풀어간다. 이후 1956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문화방송 쪽은 100부작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방송은 역사의 격변기 기업인의 야망과 역동을 담은 이 이야기가 경제불황기 시청자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방송 관계자는 “불모지대에서 기적과 전설을 일으켰던 주역들의 불꽃같았던 삶이 시청자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웅시대>가 실존 기업가들을 지나치게 영웅시해, 정경유착 등의 어두운 이면까지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한쪽에선 제기하고 있어, 제작진이 ‘영웅’과 ‘우상’의 두 얼굴을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갈 지가 관심거리다. 현대와 삼성 두 기업 쪽도 <영웅시대> 내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웅시대>의 등장으로 월·화 밤 10시대 남성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에스비에스 <장길산>도 선 굵은 영웅담으로 남성 시청자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방송은 <영웅시대> 홍보비로만 1억원을 책정하고, 에스비에스도 <장길산> 현장취재 등 각종 홍보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두 방송사 사이 홍보전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혁파를 추구했으나 지배세력의 칼날 앞에 스러져간 근세사 비운의 영웅 장길산과 한국경제의 성장사를 대표하는 현대사의 두 기업가 가운데 누가 안방극장의 지배자가 될 것인지도 흥미로운 관전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