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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역풍 두려워 <화씨 9.11> 이용 안해
2004-07-03

사실상의 美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 선거운동본부가 조지 부시 美 대통령을 비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화씨 9.11>을 전혀 선거에 이용하지 않아 그의 지지자들을 오히려 놀라게 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화씨 9.11>에 대해 '무브 아메리카 포워드'(Move America Forward)와 같은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이 영화 안보기 운동과 함께 극장주들에게 상영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부시의 약점을 당연히 이용해야 할 케리 상원의원측은 "그것은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며 우리는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케리 의원 선거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정적을 거칠게 비판함으로써 곧 케리 의원을 연상하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어 신봉자에게는 무어가 예언자이겠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그는 피뢰침"이라면서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너무 강하게 나가면 사람들을 싫증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 진영에서는 <화씨 9.11>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서전 '나의 인생'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자제, 상대방을 대신 선전해주는 역효과를 내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언론은 <화씨 9.11>이 개봉 일주일 여만에 상영관을 두배인 1700여개로 늘리고 2천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자, 이 영화를 비롯해 최근 진보 진영측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부시 때리기' 영화나 음악들이 향후 대선에서 미칠 영향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부동층을 책이나 영화로 설득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라며 그것도 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두고 이벤트 식으로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비즈니스 위크가 <화씨 9.11>이 과연 부시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힐지에 대해 성인 1천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은 영화가 투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또 응답자의 77%가 <화씨 9.11>을 알고 있으며, 공화당 지지자들의 17%, 민주당 지지자들의 62%, 무당파 40%가 영화를 보고 싶다고 답했다.(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