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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 함께면 서울 아니라 우주도 가죠”
2004-06-29

<달마야, 서울가자> 정진영, 이문식, 이원종 인터뷰

"3편이요? 지금의 출연진이나 스태프와 함께라면 <달마야 외국가자>나 <달마야 우주가자>라고 안되겠어요?"(이문식) <달마야 놀자>의 세 스님 정진영(청명), 이문식(대봉), 이원종(현각)이 서울 방문길에 나섰다. 다음달 9일부터 관객을 만나는 <달마야 서울가자>는 2001년 개봉해 전국 390만명을 동원한 <달마야 놀자>의 속편이다. 전편의 스님들이 깊은 산속 절에서 '조폭'들을 맞이했다면 속편은 스님들의 서울 방문이 기둥줄거리. 열반한 스승의 유품을 전달하러 서울의 절로 내려온 스님들은 절을 없애고 주상복합건물을 지으려는 조폭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 이어 기자들을 만난 이들 주연배우들은 3편을 만들 계획은 없느냐는 성급한 질문에 "셋이 함께라면 무조건 OK?"라고 흔쾌히 대답했다. <달마야 우주가자>까지 해보자는 이문식의 제안에 대한 이원종의 응수는 "20편까지라도 안되겠느냐"는 것. "이번(2편)에도 그랬듯 3편도 만들게 되지 않겠느냐"는 말은 정진영의 입에서 나왔다.

▶"살 빼세요. 살찐 수행자는 수행자가 아닙니다"(이원종) = 스님 3인방 중 이원종이 연기하는 현각은 이성적인 청명과 개구쟁이 같은 대봉 사이의 중간쯤 돼 보인다. 영화 밖 나이로 쳐도 연년생인 세 사람 중 이원종은 형 정진영과 동생 이문식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전편을 찍으면서 서로 우정이 돈독히 쌓인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하는 이원종은 "세 스님의 캐릭터에 배우 각자의 캐릭터가 녹아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개성있는 조연'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원종에게 <달마야 서울가자>는 삭발을 해야 하는 부담에도 흔쾌히 출연을 결심할 정도로 애정이 많은 영화다. "'쏟아진 염주 담기'라는 화두가 관객에게 명확하게 전달돼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신(scene)마다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하는 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투자를 많이 했지만 행복한 느낌으로 촬영에 임했다"며 특유의 포근한 웃음을 보였다.

▶"쉬다 가실 거예요, 자고 가실 거예요?"(여관 주인), "쉬다가 자고 갈 겁니다"(정진영) = 정진영이 연기하는 청명은 카리스마와 망가짐 사이를 왔다갔다한다는 점에서 전편의 모습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그는 "<달아야 놀자>가 '조폭의 산사(山寺) 접수기'라면 <달마야 서울가자>는 '스님들의 도시 방문기"라고 설명하며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 부담이 컸지만 제작사(씨네월드, 타이거픽쳐스)에 대한 신뢰가 컸고 전편을 촬영할 때 행복한 기억이 많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최근 축소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스크린쿼터제에 대해서 언급하며 "스크린쿼터제 현행 유지를 찬성하지만 한국 영화 내에서도 ('작은 영화'에 대해) 쿼터제를 도입해 국산 영화를 더 풍부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영화 속에서 스님들은 여러 '게임'을 통해 조폭들과 대결을 벌인다. 주량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원종의 '방해'를 피해가며 대답을 시작했다. "(이)원종씨는 폭탄주 20잔 정도는 거뜬히 마십니다. 저는 밤새도록 오랫동안 술을 마시는 스타일이죠. (이)문식씨도 저처럼 오래 마셔요. 그것도 아주 열정적으로…"

▶"…, …"(이문식) = 전편에서 수다스러웠던 스님 대봉은 2편에서는 '묵언'(默言) 수행중이다. 말을 해서는 안되는 그가 겪게 되는 당황스러운 일들은 로또 당첨에서 자신이 해병대 고참임을 밝혀야 하는 상황까지 다양하다. "원래 말이 많은 성격"이라고 털어놓은 그는 "'몰입'을 위해 실제로 현장에서 말을 안 해본 적이 있었는데 다들 '무슨 일 있느냐'고 걱정해주더라"고 말하며 "결국 예전대로 행동하게 됐지만 가능한 한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려웠던 장면은 로또 당첨 사실을 몸짓으로 알리는 신이었다고. 그는 "계속 같은 액션을 반복해야 하는데다가 동작이 커서 목에 건 묵언패에 계속 얼굴을 얻어맞아야 했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원래 시나리오 초고 상에는 대봉이 묵언 수행중이라는 설정은 없었다. 수다스러운 역을 주로 연기했던 그가 이번에는 말 없는 연기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 그는 "승복을 입으면 행동도 조심스러워지고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면서 "'달마…' 시리즈를 찍을 때는 스스로 수양이 돼서 좋다"며 만족해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