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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시에서 폭파장면을 찍어달라
2004-06-28

훗카이도 탄광도시가 '폭파로케 현장' 자원

"영화에 나오는 건물 폭파 장면을 우리 시에서 찍어달라" 한때 탄광도시로 잘 나갔지만 이제는 쇄락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유우바리(夕張)시가 '폭파로케 현장'을 자원하고 있다. 주민이 떠나면서 아파트가 하나 둘 비어가고 있지만 시로서는 철거비용도 감당하기 힘들게 된 탓이다. 빈 아파트에서 폭파 로케를 찍는다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 아니겠냐는 것이다.

1940년대 탄광도시로 번성했던 이 도시의 지금 인구는 1만4천명. 당시와 비교하면 10분의 1수준으로 격감했다. 그러다보니 도시 곳곳은 광부들이 비우고 떠나버린 낡은 아파트들이 흉물스럽다. 그나마 몇몇 가구가 입주해있는 건물들도 머지않아 무인지경이 될 터.

시가 추진중인 '폭파특구'의 아이디어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담당자는 유우바리가 과거 야마다요우지(山田洋次) 등 유명감독의 작품무대로 이름을 날렸거니와 1990년대부터는 국제 영화제를 개최해온 만큼 영화와도 충분히 인연이 있음을 들어 허가권자인 정부와 도청을 설득하고 있다.

화약류취급법은 건물 폭파에 도지사의 허가를 의무화하면서 안전확보 방안과 장소, 수량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홋카이도 담당자는 "폭파는 터널이나 채석장에서나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시의 제안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하지만 유우바리시측은 "할리우드 영화처럼 생생한 폭파 장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홍보작전에 돌입.(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