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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 쫓는 연예인들의 성적표는?
2004-06-23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영화와 드라마, 혹은 음반과 드라마. 두 장르를 한꺼번에 쏟아내는 배우들의 결과가 주목된다. 차태현은 23일 첫 방송되는 MBC TV <황태자의 첫사랑>(극본 김의찬 정진영, 연출 이관희)에서 주인공 최건희 역을 맡았다. 그런 그가 최근 각종 연예오락프로그램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며 홍보하는 것은 선배 박중훈과 호흡을 맞춘 영화 <투가이즈>(감독 박현수, 제작 보람영화사)다. 이 영화는 7월 9일 개봉한다.

SBS TV <파리의 연인>(극본 김은숙 강은정, 연출 신우철)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시킨 김정은은 다음달 16일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감독 박제현, 제작 메이필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단 김정은은 <파리의 연인>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로맨틱 코미디물의 여주인공으로 새삼 각인된 김정은이 이 기세를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로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는 것.

이들뿐 아니다. 드라마에 출연해 팬들과 친밀도를 높인 이후 음반과 영화 개봉으로 이어지는 '안전한' 길을 택한 경우도 있다. MBC TV 드라마 <불새>로 주목받는 신인 연기자로 훌쩍 커버린 에릭은 다음달 신화의 멤버로 돌아간다. 에릭의 높은 인기로 인해 신화 7집 준비과정이 자연스럽게 홍보됐고, 신화는 에릭의 인기 덕을 볼 수 있게 됐다. 신화의 또 다른 멤버인 김동완도 8월 6일 영화 <돌려차기>(감독 남상국, 제작 씨네2000)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음반 활동과 영화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

인기그룹 god의 윤계상도 연기자로 변신한 모습을 잇달아 선보인다. 8월 4일 첫방송될 SBS TV <형수님은 열아홉>(극본 진수완, 연출 이창한)에서 주인공으로 데뷔한다. 이어 그는 올 1월부터 시작했던 영화 <발레교습소>(감독 변영주, 제작 좋은영화)의 촬영을 모두 끝내고 10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근래 들어 전천후 엔터테이너의 길을 택한 연예인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지만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각기 다른 장르 활동을 겸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다.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이 개봉됐던 4월 초에는 주연배우 류승범과 윤소이가 각각 SBS TV <햇빛 쏟아지다>와 MBC TV <사랑한다 말해줘>에 출연중이었다. 영화 후반 작업이 늦어졌던 바람에 이같은 일이 벌어졌으나 류승범과 윤소이에 대한 관심이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건 사실이다.

영화 시장의 활황으로 한때 주연배우들에게 영화 촬영 기간과 개봉을 앞둔 시기에는 드라마 출연 금지라는 계약 조항까지 삽입했던 영화계의 고자세가 확연히 수그러들었다. 드라마로 인해 영화 배역 이미지가 자칫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제는 오히려 드라마의 대중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영화 흥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로 바뀌었다.

이는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 영화가 등장했을 정도로 영화 시장이 커지긴 했지만 왜곡된 시장 구조로 여전히 200만-300만 관객 영화가 나오기는 힘들고,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제작사의 흥행 부담은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음반업계의 깊은 불황으로 가수들의 연기자 진출은 이미 고정화된 트렌드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발레교습소> 제작사 좋은영화의 김미희 대표는 "주연배우 윤계상이 연기자로서의 이미지가 약해 영화 개봉에 앞서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들 역시 '윈-윈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 이같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슷한 이미지가 거푸 보여질 경우 당장은 흥행에 보탬이 될지라도 이미지가 가장 큰 자산인 연예인들에게 오히려 자신의 연예생명을 단축시키는 독이 돼 돌아올 가능성도 크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