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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유명한 토크쇼가 온다
2004-06-23

2004년 6월17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를 ‘2004 세계 100대 스타파워’ 순위에서 3위로 뽑았다. 앞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에 이어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타임 100)’에 올렸다. 두 해 연속 이 명단에 든 이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그뿐이었다.

1월30일 미국 전국지 〈유에스에이투데이〉와 〈시엔엔〉 여론조사에서 그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에 이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 2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21일 미국 대중음악 전문 케이블방송 〈브이에이치1〉이 발표한 ‘가장 위대한 대중문화 아이콘 200선’에선 1위를 차지했다. 방송사 쪽은 “이 순위는 정치인·학자·스포츠스타·영화인·가수 등 각계 캐릭터 가운데 뽑힌 스타 중의 스타를 뜻한다”고 밝혔다. 그의 재산은 무려 10억달러로 추산된다.

그는 사생아였다. 미시시피강 근처의 가난한 흑인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홉살 때는 사촌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사춘기 시절 삼촌에게 성희롱을 겪었다. 14살 땐 조산아를 낳았다. 아버지는 그의 구원 호소를 차갑게 외면했고, 이복동생은 그가 유명해진 뒤 그가 미혼모였음을 세상에 폭로했다.

<오프라 윈프리 쇼>7월 2일부터 온스타일 채널서

“진솔한 내면 토로”‥“심리적 상투성”평가 갈려

1986년 그는 미국 시카고의 텔레비전 아침프로 〈에이엠 시카고〉의 진행자가 된다. 〈에이엠 시카고〉는 방송 한달 만에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1년도 안 돼 그의 이름을 따 제목을 바꿨다. 지금껏 18년 동안 미국 낮 시간대 토크쇼 시청률 1위는 줄곧 그의 독차지다. 미국 내 시청자만 2200여만명에 세계 104개국에서 1억명이 그의 쇼를 지켜본다. 그가 소개하는 책은 순식간에 수십만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된다.

“전 흑인인데 그건 바꿀 수 없어요. 뚱뚱한 것도 아마 못 바꿀 거예요.” 〈에이엠 시카고〉 오디션에서 그가 했다는 말이다. 그의 말 그대로 그는 자신을 바꾸는 대신 자신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스타가 됐다. 95년 방송에서 중산층 마약 사용에 관한 책 이야기 도중 자신의 마약 사용 경험을 고백하기도 했다. 아픈 경험을 토대로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솔직함이 시청자를 사로잡는 그의 가장 큰 매력이다.

7월2일부터 그의 진솔한 토로를 국내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 여성 라이프스타일 채널 ‘온스타일’을 통해 매주 월·화·금 오전 11시 방송되는 〈오프라 윈프리 쇼〉다. 2003년 연말에 방송됐던 〈섹스 앤 시티〉와 〈프렌즈〉 종영 특집 토크쇼를 시작으로 한국 문화에 맞는 에피소드 78화가 먼저 전파를 탄다. 9월부터는 미국 현지에서 방송되는 에피소드를 거의 동시에 내보낼 계획이다. 그의 쇼를 두고는 “내면 깊숙이 감춰둔 속마음을 만인 앞에서 드러내 보이게 한다”(〈월스트리트 저널〉)는 찬사만 있지는 않다. 〈뉴욕타임스〉는 “백색 트레일러 쓰레기통”, “심리적 상투성을 제공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화 차이를 넘어 그의 이야기가 한국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