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미술과 문학으로 보는 <트로이>
2004-05-31

「트로이:고대 미술과 문학으로 읽는 트로이 신화」(수잔 우드포드 지음)는 고대 그리스군과 트로이군의 전쟁을 다룬 문학 작품과 예술품들을 아우른 책이다. "스파르타의 왕 틴탈레오스의 아름다운 부인 레다를 보고 제우스는 자신의 욕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제우스는 백조로 변신해서 레다를 품에 안게 되었다. 이들의 결합으로 결국 레다는 알을 낳았는데, 부화된 알 속에서 사랑스럽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자아이(헬레네)가 태어났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 서사시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은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의 탄생과 여신들(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의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신과 인간이 얽히고 설킨 사랑과 배신, 탐욕과 복수, 장쾌한 영웅담은 이후 끊임없이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수많은 작품을 낳았다.

지금껏 노래 되고 있는 대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비롯해 17세기 영국 작곡가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아이네아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그리고 최근 개봉된 블록버스터 영화까지 모두 트로이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이다.

런던대학과 대영박물관에서 미술사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현존하는 고대 서사시와 미술작품을 모아 트로이 신화를 다시 한 번 복원해 냈다. "인간은 짧은 생을 살더라도 명예로운 삶을 추구해야 한다". 아킬레우스는 '어떤 명분을 내세운 전장에 나서면 요절한다'는 어머니(여신 테티스)의 예언을 무릅쓰고 트로이로 향한다.

"나, 포세이돈은 트로이인들을 위해 그들의 성 둘레에 두텁고 웅장한 성벽을 쌓아 두었으니, 그들의 도시는 난공불락이 되었네"(「일리아드」중) 이 불가침의 성벽을 사이에 두고 그리스군의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트로이군의 헥토르와 아이네아스 등 걸출한 영웅들이 창과 방패로 맞섰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벽화, 항아리, 조각품들에 남아있는 150여 컷의 그림을 통해 영웅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죽이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로 만나 '죽음'과 '사랑'을 동시에 경험하는 아킬레우스와 아마존 여왕 펜테실리아. 둘의 피자마자 사그라질 비극적인 사랑도 고대 그리스의 암포라(몸통이 불룩하고 목이 긴 항아리)에 또렷이 새겨져 있다.

"펜테실리아는 도망치려 애썼으나 결국 한쪽 무릎을 꿇고 머리를 들어 아킬레우스를 쳐다보는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위로 올라가 있는데 이것은 죽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는 자신을 죽인 아킬레우스를 응시하고 있다. 아킬레우스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다"

책은 이어 아킬레우스의 죽음-아이아스의 자살-오디세우스의 계책에 의한 트로이의 함락-아이네아스의 탈출을 차례로 들려 준 뒤, 6세기 비잔틴 시인 아가티아스의 노래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전쟁과 세월 속으로/행복한 행운이 아닌 어두운 운명 속으로/무서운 질투 속으로/사라졌지만,/트로이의 이름만은 트로이의 영광만은 오래오래 남아 있기를". 루비박스 刊. 252쪽. 1만1천900원.(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