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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을 위한 해방구, <고교 우량아>
이승훈( PD) 2004-05-27

1977년 컬러 97분

감독 김응천

출연 이승현, 김정훈, 진유영, 강주희

EBS 5월30일(일) 밤 11시10분

“살이 쪄야 <우량아>냐? 튼튼해야 <우량아>지!

공부벌레가 <우량아>냐? 개구쟁이라도 착하면 <우량아>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듯한 이 문구는 1970년대 중반 한국 영화계의 히트상품이었던 하이틴영화의 대표 3인방 감독 중 한명인 김응천 감독의 <고교 우량아> 광고문구다. 1970년대 하이틴영화는 1972년 강대선 감독의 <여고시절>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히트상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는데, 1975년 김응천 감독, 임예진 주연의 <여고졸업반>(이 영화의 주제가 역시 지금의 40대들에겐 향수어린 추억의 노래일 게다), 1976년 문여송 감독, 이덕화, 임예진 주연의 <진짜 진짜 잊지마>, 1976년 석래명 감독, 이승현, 김정훈, 강주희 주연의 <고교 얄개> 등으로 이어지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1978년엔 이 하이틴영화 트로이카 감독이 옴니버스 방식으로 연출한 <우리들의 고교시대>라는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하이틴영화는 인기를 얻었다.

당시 하이틴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1960년대 말 멜로나 코미디영화가 검열의 족쇄를 피해갈 수 있는 장르였던 것처럼 고교생들의 낭만이 메인 테마인 하이틴영화 역시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이틴영화는 몇몇 스타들의 출연료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은 제작비가 들어갈 것이 없는 예산 절감의 효과도 가지고 있어 대거 제작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70년대 권위주의 시대를 살면서도 낭만을 향유해야 했던 당시 10대들에게는 그들이 주인공인 그들의 이야기가 보여지는 극장이란 공간이 일종의 도피적 해방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기에 더욱 열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