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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쉬 페이션트> 실제주인공은 나치 스파이
2004-05-22

배우 랄프 파인즈 주연의 낭만적 서사극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사막의 탐험가 라슬로 알마시는 혁혁한 무공을 세우는 영웅으로 그려지고있으나 실제로는 '아주 보기 흉하고 추레한 옷차림에 벌렁거리는 주먹코와 축쳐진어깨, 안면경련을 일으키는' 서투른 나치 스파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영국 국립기록보관소가 21일 발간한 영국 대내정보기관 MI5의 비밀보고서에서 드러났다.

1930년대 북아프리카 사막을 탐험했던 헝가리 귀족인 알마시는 조국이 나치에점령당한 후 독일을 위해 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사막을 횡단한 후 영국전선 후방으로 침투시킨 나치 스파이 2명은 카이로의 상류사회에서 돈을 탕진한뒤 체포되고 말았다.

MI5의 보고서에 따르면 알마시는 독일정보기관 압베어에 징용돼 에르빈 폰 롬멜장군의 아프리카군단에 종사하도록 보내졌다. 독일인들은 알마시가 리비아사막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독일군 첩자들을 영국군전선 주변과 카이로로 들여보내 영국군 부대의 상세한 이동상황을 아프리카 군단 사령부에 보고할 수 있게 해주기를 원했다.

알마시와 두 첩자인 요한 에플러 및 하인리히 잔트슈테데는 6대의 포드 로리를타고 출발했으나 얼마가지 못해 모래폭풍을 만나 이중 1대는 모래언덕에 처박혔고다른 1대는 뒤집혀 내버릴수 밖에 없었다.이들은 이집트의 아슈트시에 도착하기 전 로리 2대를 더 버렸으며 이곳에서 에플러와 잔트슈테데는 열차를 타고 카이로로 갔고 알마시는 리비아로 돌아갔다.

카이로에서 이 불운한 첩자들은 사창굴에 거처를 정하고 압베어로부터 받은 돈을 나이트클럽에서 쓰면서 "자신들보다 술을 더 마신" 영국군 장교들로부터 정보를빼내려 시도했다. 불행하게도 이들의 교신을 수신하기로 돼 있던 독일군 무선병이 체포돼 이들은로멜사령부와 접촉을 할 수 없게 됐다. 2개월 만에 이들마저 영국군에 체포되고 말았다.

"이들은 손쉽게 얻은 돈을 소지한 데 도취됐고 이집트의 환락가에서 여자와 술을 즐기는 데 너무 착념했다"고 MI5보고서는 지적했다. 알마시는 종전 무렵 헝가리에서 체포됐으나 부다페스트 법정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그는 1952년 사망했다.

(런던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