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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2004] 칸영화제 중간 점검
2004-05-19

제57회 칸 국제영화제가 18일로 전체 12일간의 일정중 절반을 소화했다. 영화제 전반의 가장 큰 스타는 반부시 열풍을 이끈 마이클 무어 감독. 가는 곳마다, 하는 말마다 화제를 낳으며 기자를 비롯한 영화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그의 인기는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 <화씨 9/11>이 17일 공식 상영과 함께 기자회견이 마련되면서 극으로 치달았다. 현지 데일리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점도 두번째로 높은 2.8점이었다.

무어의 활약과 함께 거리를 뒤덮은 것은 현지 노동자들의 파업이었다. 개막 전부터 정부의 실업수당 삭감에 항의해 영화제를 방해할 것이라며 위협하던 비정규직 연기자와 예술 스태프들은 개막 직전에 영화제측과 타협한 끝에 한걸음 물러섰지만 거리에서 확성기를 든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올드보이>의 공식시사회가 열렸던 지난 15일에는 노조와 경찰 사이의 충돌이 발생했고 이과정에서 여러 명의 시위대와 이를 취재하던 기자들이 가벼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특급 호텔 중 한 곳인 칼튼호텔의 노동자들도 월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18일까지 경쟁부문 초청작 19편의 영화 중 팬들을 만난 영화는 모두 13편. 이 가운데 두 편을 차지한 한국 영화도 화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올드보이>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모두 호평과 악평이 엇갈리고 있지만 현지 팬과 언론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제 심사위원장 쿠엔틴 타란티노가 일찌감치 `찜한' 영화로 주목받던 <올드보이>는 장르 영화를 선호하는 미국 관객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영화를 높이 평가하는 쪽에서는 편집이나 영상미 혹은 충격적인 반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최민식은 현지에서 200여개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높은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 미국 영화 전문지 `스크린 데일리 인터내셔널'은 2.4점의 비교적 좋은 점수를 매겼다.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시사회나 기자회견에서의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으나 여전히 프랑스 평론가들로부터 많은 애정을 받고 있다. 프랑스 언론 `르 필름 프랑세즈'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중간 이상의 좋은 점수를 줬다.

아직 (감독 왕자웨이ㆍ王家衛)이나 애니메이션 <이노센스>(오시이 마모루),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월터 살레스) 등과 같은 기대작이 남아 있기 때문에 벌써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두 영화 모두 어느 정도 열렬한 지지자들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가능권에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두 영화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평론가와 관객으로부터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로는 프랑스 영화 <룩 앳 미>(아네스 자우이)와 다큐멘터리 <화씨 9/11>(마이클 무어), 일본영화 <아무도 모른다>(고레에다 히로카즈) 등이 있다.

한편 경쟁부문이 비교적 수준 있고 고른 작품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영화제는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브래드 피트-제니퍼 애니스톤 커플, 캐머런 디아즈, 에디 머피, 안토니오 반데라스, 톰 행크스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관객의 환호를 받았고 장만위(張曼玉), 가네시로 다카시(金城武), 류더화(劉德華), 아사노 다다노부 등의 아시아 스타들도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밖에 영화의 수입, 수출과 리메이크 판권 매매가 이뤄지는 칸 필름 마켓은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태극기 휘날리며>, <>, <아라한 장풍대작전>, <분신사바>, <태풍> 등의 한국 영화가 선전하고 있다.(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