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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2004] 쿠스트리차, “여전히 기적을 믿는다”
2004-05-17

<집시의 시간>, <언더 그라운드> 등으로 알려진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이 14일(현지시각) 칸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보스니아의 사라예보 출신인 쿠스트리차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두차례 황금종려상을 받은 몇 안되는 감독 중 한 명. 지난 85년과 95년 <아빠는 출장중>과 <언더 그라운드>로 칸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한 그는 88년에는 <집시의 시간>으로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영화제의 경쟁부문에서 또다시 수상을 노리는 신작 <라이프 이즈 어 미러클>(Life Is a Miracle)은 90년대 초반 발칸 전쟁을 배경으로 한 러브 스토리. 주인공인 세르비아 엔지니어 루카는 기차를 연결해 그의 아름다운 마을을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를 바라는 낙천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서 그의 꿈은 무산되고 뮤지컬 가수인 아내는 다른 음악가와 눈이 맞아 떠나버린다.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것은 아들의 군대 징집. 게다가 아들은 결국 포로로 붙잡히는 신세가 된다.

어느날 그런 그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세르비아인들에게 붙잡힌 이슬람 인질 사바하가 바로 그녀.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녀가 아들 밀로스와 교환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주연 배우인 슬라브코 스티막과 나타샤 솔락 등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쿠스트리차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보스니아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한 남자로부터 전해들어 영화화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영화는 영웅이 인질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며 이것은 바로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영화에 드러나는 정치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를 묻자 "만들려는 이야기가 평화로운 시대에 나타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적인게 가족과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좇아갈 뿐"이라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거장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언론인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번이 네번째 영화제 방문인 쿠스트리차 감독은 다소 냉소적인 답변을 보이면서도 농담과 함께 여유있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는 기자회견 중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아 실망이었다"고 말하는 한 미국 기자에 대해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느냐"며 가볍게 응수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영화의 제목이 가지는 의미를 묻자 "나는 여전히 기적이란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영화는 항상 인생보다 더 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항상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