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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영화의 원형, <월하의 공동묘지>

<월하의 공동묘지>

1967년

감독 권철휘

상영시간 87분

화면포맷 2.35:1 레터박스

음성포맷 DD 2.0 모노/ 한국어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비트윈(1장)

권철희 감독의 <월하의 공동묘지>는 작품의 완성도 유무를 떠나서 한국 공포영화 역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영화는 후대 공포영화들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고전 한국 공포영화 가운데 박윤교 감독의 <며느리의 한>과 함께 외국 공포영화 서적에 소개되고 있는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가 되고 있다. 80년대 김인수 감독에 의해 유행한 공동묘지 시리즈나 이미 컬트가 된 남기남 감독의 <천년환생>(부제가 <월하의 공동묘지2>이다)에서는 변사의 내레이션을 제외한 도입부 부분을 그대로 재현하며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월하의 공동묘지>는 한국 공포영화의 특징적인 면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남성중심적인 사회를 배경으로 삼는 것은 한국 공포영화의 오래된 전통이며, 선악이 분명한 캐릭터 구축, 모함으로 인한 억울한 죽음, 원한과 복수에 이르는 단순명쾌한 드라마 구조는 너무도 뻔해 보인다. 그러나 장르영화에서의 진부한 공식은 단점보다 더 많은 장점을 가지게 된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의 관객이 바라보는 <월하의 공동묘지>는 전혀 다르게 와닿을 수도 있다. 기괴한 분장을 하고 등장한 변사의 깜짝 출연이나 썰렁한 공포 효과들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겠지만, 당대 최고의 악역 여배우 중 하나였던 도금봉의 존재감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조금도 변함이 없다.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아이마저 독살하려고 덤벼드는 그녀의 모습은 귀신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그녀의 강렬한 카리스마! 직접 영화를 보고 느껴보시라. <월하의 공동묘지>는 현재 고전 한국 공포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DVD로 발매가 되었다. 제작사 비트윈의 <한국영화 걸작선>의 하나로 기획되어 선을 보였는데, 1967년이란 제작연도를 보면 타이틀의 퀄리티는 대충 짐작이 가능할 터. 발매 자체에 큰 의미를 두어야 할 작품으로, 레터박스 화면에 원본 필름 훼손의 흔적이 늘 따라다닌다. 음향은 의외로 괜찮은 편이며, 스페셜 피처 또한 제작연도에 비례한다. 감독, 배우들에 대한 소개가 텍스트로 제공된다.

김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