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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장가]뜨끈한 <효자동...>, 서늘한 <여자는...>

어린이날을 맞아 여느때보다 개봉을 서두른 이번주 극장가는 온도가 매우 다른 영화 두편이 새롭게 간판을 올렸다. 송강호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가 가슴 한구석을 뜨겁게 덥히는 영화라면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차가운 기운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60년대 초부터 70년대 말까지 암울했던 시대적 배경을 관통하는 <효자동 이발사>는 시대극이지만 그 시대를 정면으로 응시하기 보다는 그 속에 놓인 평범했던 소시민의 삶을 통해 험한 시대를 묵묵히 감내하고 살아낸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사같은 영화다.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동네 이발사가 우연히 대통령의 전속 이발사가 되면서 겪게 되는 남다른 사연을 사실주의와 우화를 오가며 그려낸다. 송강호가 연기하는 성한모는 애끓는 부정이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지 않지만 오히려 격앙될 수 있는 지점에서 한발짝 비껴가는 무기력함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홍상수 감독의 다섯번째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전작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져가면서도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한 여자를 다른 시기에 사랑했던 대학 선후배가 술마시다가 우연히 그 여자를 찾아간다는 줄거리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충돌하며 등장인물들은 자주 술을 마시고 가끔 언성을 높이다가 힘없이 카메라를 떠난다. <오! 수정>이나 <생활의 발견>등의 전작들에 비해 웃음도 줄고, 관객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위악성도 약해졌지만 보고 난 뒤의 기분은 더 꿀꿀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