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다다미방의 미학 조망, 오즈 야스지로 특별전

일본의 거장 감독들 가운데 가장 일본적인 영화미학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으면서도 허우샤오셴, 빔 벤더스 등 동서양을 막론한 후대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오즈 야스지로(1903~1963)의 영화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오즈 야스지로 특별전’이 5월8일부터 6월10일까지 부산(시네마테크 부산, 5월8일~23일)과 서울(하이퍼텍 나다, 5월28일~6월10일)에서 열린다.

오즈는 보통의 시선보다 낮은 위치에 카메라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전통 가족의 이야기를 그의 수많은 작품에서 반복해 그렸다. 영화 매체들이 자주 세계영화 베스트 10의 하나로 꼽는 〈도쿄 이야기〉(1952)에서 유명한 ‘다다미 신’은 오즈 영화의 미학을 응축해 놓은 장면으로 평가받는다. 등장인물들은 별다른 사건도 없이 다다미방에 앉아 수없이 차를 마신다. 이들은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즐거워하거나 너무 슬퍼하지도 않다가 쓸쓸하게 카메라 밖으로 빠져나간다.

움직임 없는 카메라는 인물이 빠져나간 공간까지 무심하게 훑지만 바로 그 무의미해 보이는 공간에서 삶의 묵직한 비애를 건져올린다. 이처럼 오즈의 영화들은 중심과 주변의 공간 경계를 지우고 본론과 여담의 구분을 없애면서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낸다. 또한 오즈는 초기 걸작인 무성영화 〈태어나기는 했지만〉(1932)에서 유작이 된 〈꽁치의 맛〉(1962)까지 계속해서 대도시의 평범한 소시민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결혼 등을 매개로 시대 변화가 몰고 온 세대간, 남녀간 갈등이 가족의 안정을 흔들고 부모는 이기적인 자식들에게 저항하지만 결국 체념하며 가족의 해체를 묵묵히 받아들인다. 이번에 상영되는 17편에는 오즈의 대표작인 〈도쿄 이야기〉를 비롯해 홀로된 아버지와 아버지를 떠나지 않으려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계절’ 시리즈의 첫 작품에 해당하는 〈늦봄〉(1949), 〈태어나기는 했지만〉과 이를 아이의 시선으로 리메이크한 〈안녕하세요〉(1959) 등이 포함돼 있다. (051)742-5377, (02)3672-0181.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