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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판치는 SBS 드라마
김도형 2004-05-06

미디어열사 "8개중 5개 폭력 지나쳐" <폭풍속으로> 방송위 경고도

에스비에스 드라마에서는 조직폭력배만 날뛴다. 과거 <모래시계> <올인> <야인시대> 등 폭력성이 짙은 드라마로 재미를 본 에스비에스가 최근 또다시 폭력성을 띤 드라마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청자단체인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미디어열사)이 4월1~25일 에스비에스에서 방영된 드라마를 집중 모니터한 보고서를 발표해 “현재 방영중인 8개 드라마 중 5개에서 무분별하게 폭력을 이야기 전개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거나 에피소드의 일부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드라마는 주말극 <폭풍속으로>(토·일 밤 10시) <작은아씨들>(토·일 밤 9시) 월화드라마 <인간시장>(월·화 밤 10시) 수목드라마 <파란만장 미스김 10억만들기>(수·목 밤 10시) 아침드라마 <청혼>(월~토 아침 8시30분) 등이다. 특히 <인간시장>과 <폭풍속으로>의 경우 거의 매회 폭력장면이 나오는데다 장면묘사 또한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과도하다고 미디어열사는 지적했다.

<폭풍속으로>의 경우 4월10일 방송에서 현태가 폭력배에게 끌려가 창고에서 주먹과 무릎과 구둣발로 안면과 복부 등을 구타당하는 장면을 느린 속도로 반복해 보여주고, 4월17일 방송에서도 링 위에서 권투글러브도 끼지 않은채 1대 1격투기를 벌이며 무릎과 복부, 안면 등을 난타하는 장면을 장시간 반복 근접촬영 방식으로 보여주는 등 구타장면을 지나치게 자세하게 묘사했다고 미디어열사는 밝혔다. 결국 이 드라마는 과다한 폭력 묘사 때문에 최근 방송위로부터 경고처분을 받기도 했다. <인간시장> 역시 총찬이 폭력배 한명을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장면(3월22일 방송) 등 드라마 속에 폭력이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첫방송이 나간 새 주말극 <작은 아씨들>도 시작부터 사채업자 패거리들과 사채를 갚지 못하는 집안의 딸들과의 대결을 그려 지난 1일 자사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열린티브이 시청자세상>에서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작은 아씨들>에서 나타난 것처럼 폭력조직을 거느린 사채업자의 존재는 에스비에스 드라마의 또다른 특징이다. <파란만장 미스김…>에서도 사채업자 조사장(성지루)은 무열(지진희) 아버지의 빚을 받아내기 위해 무열에게 집을 팔 것을 강요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부하들을 보내 무열 어머니를 위협하도록 한다. <인간시장>에서도 시작부터 사채업자들이 돈을 못갚은 사람을 상대로 강제로 장기적출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폭력이 불안한 세상을 바로 잡는 수단으로 미화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간시장>의 총찬은 악당들을 대면할 때마다 폭력을 행사하며 이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작은 아씨들>의 미득(유선) 역시 사채업자나 동네 건달들을 맞닥뜨릴 때 공격을 취하는 자세는 고대의 초연한 무사처럼 당당하고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고 미디어열사는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에스비에스의 고위 관계자는 “극초반 이야기전개를 위해 (폭력묘사가)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으나 이번주부터는 대폭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