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교복을 입었지만 껄렁한 폼의 조한선. 촬영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인사하느라 정신없다. 모든 것이 신기한 신입생의 마음이 저러지 않을까. 손에 든 시나리오는 찾아 읽기 편하게 색색의 갈피로 꾸며져 있다. 그에 비해 강동원은 느긋해 보인다.
영화가 처음인 조한선과 달리 강동원은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이미 신고식을 치러선지 여유롭다. 손거울 보며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강동원은 “모델 일을 같이 시작해 형제나 다름없다”는 조한선이 나타나자 다가가 장난을 청한다. 서울 강남 단대부고 앞 언덕길에서 이뤄진 <늑대의 유혹> 촬영현장.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단역 출연을 자청한 50여명의 학생들은 휴대폰에 강동원, 조한선 젊은 두 남자의 얼굴을 담아넣느라 바쁘다. 귀여니의 동명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 <늑대의 유혹> 촬영현장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이들 두 남자 때문에 언제나 북적인다. 김태균 감독 또한 그러한 분위기가 싫지 않은 눈치다. “나이야 20년 이상 차이나지. 그래도 같이 노는 데 어려움이 없더라고. 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같이 듣기도 하고. 즐겨보는 만화책을 서로 주고받기도 하고.” <화산고> 촬영 때만 해도 수심을 얼굴 주름에 새기고 있던 그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좀처럼 찡그리지 않는다.
콘티를 따로 두지 않고 현장 분위기를 영화에 최대한 반영하려는 그는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현장에서 최적의 앵글을 결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많은 것을 무리없이 결정할 수 있는 데는 영화아카데미 4기 동기인 진영환 촬영감독의 조력 때문이라는 게 김태균 감독의 말. 이제 막 상경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여고생 정한경(이청아). 그녀에게 동시에 빠져버린 강신고 ‘쌈짱’ 반해원(조한선)과 성권고의 돌주먹 정태성(강동원)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다는 내용의 <늑대의 유혹>은 “날랜 배우들의 액션장면이 더해져” 7월 초 개봉한다.
사진 손홍주·글 이영진
△ 자신을 기다리는 태성을 보고 놀라는 한경. (왼쪽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 말씨름 끝에 선방을 날리고 골목길로 빠진 태성을 해원 무리가 뒤쫓는다. (오른쪽 사진)
△ “(데리고 갈 수 있으면) 데리고 가 봐.” 태성의 갑작스런 등장에 일대 결전을 벌이려는 해원(조한선). 연극배우 아버지를 둔 한경 역의 이청아(맨 왼쪽)는 NG를 내고서도 감독 어깨를 두드리며 “다 잘될 거예요”라고 능청을 떤다고. (왼쪽 사진) △ ‘어린’ 배우들에게 세세한 동선까지 일일이 지시하는 김태균 감독. (오른쪽 사진)
△ 김태균 감독과 영화아카데미 동기인 진영환(왼쪽) 촬영감독이 앵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 사진) △“탁하고 차는 맛이 있단 말이야.” 오랫동안 축구를 했던 강동원, 조한선의 운동신경에 감탄하는 김태균 감독. 처음에는 “몸들이 커서 둔할 것 같았는데” 실제 액션을 시켜보니 “너무들 빠르다”고. (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