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슈렉과 피오나는 많은 친구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난 <슈렉>.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다. 디즈니로 대표되는 왕자-공주 동화의 전형적인 공식들을 유쾌하게 뒤집었던 녹색 괴물의 동화는 후속편도 기발하게 이어진다. 일명 ‘아주 꽤나 먼곳(Far Far Away)’ 왕국을 다스리고 있는 피오나 공주의 부모님 해롤드 왕과 릴리안 왕비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딸 내외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 그런데 웬걸. 가녀리고 곱던 딸이 몸은 몇배로 불고 피부는 시퍼레져 있다. 사위랍시고 나타난 인물은 몸무게 700파운드에 위생관념 전혀 없고 수다쟁이 당나귀를 ‘베스트 프렌드’로 동반한 녹색 괴물이다. 이를 그대로 보고 있을 순 없다. 난데없는 녹색 부부의 출현으로 발칵 뒤집힌 ‘아주 꽤나 먼곳’ 왕국은 피오나와 슈렉을 떼놓기 위해 비상작전에 돌입한다.
<슈렉2>는 속편이 으레 그렇듯 전편보다 캐릭터를 늘리고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요정들의 대모 ‘다마 포튜나’와 녹색 괴물 킬러 ‘장화 신은 고양이’ 기사가 등장해 비상작전의 주 임무를 떠맡고, 땅딸막하고 느끼한 남자 파콰드 영주는 ‘제2차 피오나 공주 납치 사건’을 저지른다. 피오나 공주를 구하러 떠났으나 슈렉보다 한발 늦고 만 챠밍 왕자도 후속편에 등장하는 뉴 페이스다.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첸버그가 정리해주는 <슈렉2>는 이러하다. “<슈렉2>는 <슈렉>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엄청난 실수였다는 데서 시작한다. 슈렉은 피오나를 구하면 안 되는 것이었고, 그녀의 진짜 사랑은 챠밍 왕자여야 했다. 그것이 애초에 피오나와, 피오나의 미래와, 피오나의 왕국에 예정됐던 계획이다. 그걸 슈렉이 다 망쳐놓은 거다.” 박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