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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예수의 수난
2004-04-22

"그분은 온몸을 떨었고, 육신은 여기저기 찢겼으며, 혀는 말라 붙었는데,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린 피가 그나마 바싹 마른 입술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독일의 신비주의 작가이자 수녀였던 앤 캐서린 에머리히(1774-1824)가 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예수 그리스도의 고통스러운 수난」은 예수가 죽음을 맞기 직전부터 부활 후까지의 모습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책이다.

영화배우 겸 감독 멜 깁슨의 최근 개봉작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등 신약의 네 복음서와 함께 이 책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 깁슨은 "에머리히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영화의 배경으로 활용"해 네 복음서에 나타난 그리스도 수난의 메시지를 영상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작가 에머리히는 자신이 환영을 통해서 목격한 그리스도의 마지막 생애를 책에 그대로 옮겼다고 전한다. "성찬을 베푸신 다락방에서 열한 명의 제자와 함께 나오셨을 때 예수는 마음이 울적하였다. 그는 열한 제자를 이끌고 인적이 드문 길을 따라 여호사밧의 골짜기로 향하셨다"

책은 예수가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갖고 감람산을 오르는 장면부터 시작해 법정에서 심판을 받고 십자가형을 받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특히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는 장면에선 폭력과 잔혹성이 여과없이 드러나 있다.

"커다란 쇠망치로 못을 박았는데 못은 살을 뚫고 십자가 나무 속 깊이 박혔다. 낮은 신음소리가 나오다 말았고 피가 솟구쳐 사수들의 팔에 마구 튀었다...못은 박히면서 십자가 뒤편으로 튀어나왔다"

책은 '십자가의 길' '숭고한 희생' '부활하신 예수' 등 세 부분으로 구성해 예수와 마리아, 열두 제자, 유대인, 군중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과 긴장 관계를 파노라마 식으로 보여준다. 크림슨 刊. 김의경ㆍ이정진 옮김. 413쪽. 1만2천원.(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