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우와 키플링의 원작에 토대를 둔 <타잔>과 <정글북>에서부터 트뤼포의 <야생의 아이>까지 동물에 의해 키워진 아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의외로 역사가 깊은 편이다. 동물 인간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어 디즈니와 폭스에 의해 최근에도 애니메이션화되기도 하였다.
안데르센의 나라 덴마크의 애니메이션 감독 야니크 하스트룹이 보여주는 곰 인간 이야기는 결코 동화적이지 않은 방식의 동화다. 디즈니의 <타잔>마냥 새끼를 잃은 곰이 인간의 아이를 데려다 키우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곰이 되고 싶어요>에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의 해피엔딩이나 동물과의 화해 같은 것이 없다. <아이스 에이지>에선 동물들이 인간 아이에게 아버지를 되찾아주지만 여기에선 곰 부부가 좀처럼 인간 아이를 놔주지 않는다. 결국 엄마 곰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아이는 인간임을 거부하고 곰이 되어버리지만 이 모든 것이 억지스럽거나 비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눈과 물, 인간의 집은 3D로 표현되고 캐릭터는 굵은 선의 2D로 그려졌다. 낯익은 음악은 <위대한 비상>과 같은 곤충, 동물 다큐에서 영상 못지않은 역할을 담당했던 브루노 콜레의 것이다. 잔잔한 타악기와 보이스를 활용한 스코어가 편안하게 들린다. 간혹 보이는 윤곽선 노이즈를 제외하고는 화질은 무척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영화음악과 시나리오, 북극곰의 습성에 관한 부록이 수록되었으나 종류에 비해 조금 심심하다.